거래 거의 없는 식물 상장사 늘어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경.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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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심리 위축과 유동성 감소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얽히면서 주식 시장에서 거래 대금 양극화 현상이 극심해지고 있다. 최상위 시장인 유가증권 시장에는 사실상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식물 상장사’도 늘어나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일 유가증권 시장(코스피) 상장사 800여 곳 중 거래 대금이 가장 적었던 기업은 포항 소재 철강업체인 동일산업이다. 이날 동일산업의 거래 대금은 82만원으로, 거래량은 21주에 불과했다.
동일산업은 주가를 주당 순자산으로 나눈 주가순자산비율(PBR, 낮을수록 저평가)이 0.2배에 달해 극도의 저평가 상태이지만, 부진한 주가와 저조한 거래 상태로 방치되면서 주주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날 똑같이 코스피에 소속된 상장사인 삼성전자는 하루 거래 대금이 1조7900억원에 달했다.
미국·일본 등 주요국은 거래가 거의 없는 ‘식물 상장사’에 대한 조치를 강화해 시장 건전성을 높이고 있다.
올해 미국 나스닥에는 200여 개 기업이 신규 상장했지만, 그 두 배인 400곳이 쫓겨났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9월부터는 종가 기준으로 1달러 미만이 30일 연속 지속되면 상장폐지 후보에 올리는 ‘동전주 퇴출 제도’도 새롭게 도입했다. 일본 최상위 시장인 프라임 상장사는 하루 평균 거래 대금이 2000만엔(약 1억8100만원)을 넘어야 한다.
증권업계 관계자 A씨는 “한국 증시에도 거래량 미달 시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는 조항이 있긴 하지만 실제 상장폐지까지 간 기업은 최근에 없다”면서 “거래가 안 되는 좀비 기업은 하위 시장으로 강등시키는 등 제도 개선을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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