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띄우기용 허위·과장 공시 악용 사례 속출
일러스트=박상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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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전지나 AI(인공지능) 등 유망 신산업 분야에 진출한다고 공시한 상장사 10곳 중 3곳은 공시만 해놓고 관련 사업 추진 실적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기업들은 주가를 띄우기 위해 허위·과장 공시를 일삼는 ‘양치기 소년’일 가능성이 높다고 금융 당국은 보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신사업 진행 상황 공시 점검 및 사업 진행 실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이차전지·AI·메타버스 등 7개 신사업 분야 진출을 선언한 86개 상장사 중 27사(31.4%)는 아무런 사업 추진 내역이 없었다. 코스피 상장사가 3곳, 코스닥 상장사가 24곳이었다. 또 86곳 중 실제로 신사업 관련 매출이 발생한 기업은 16곳(18.6%)에 불과했다.
특히 사업 추진 실적이 전무한 27사 중 상당수는 재무·경영상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13사는 최근 3년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7사는 자본 잠식 상태였다. 기업 최대 주주가 수시로 바뀐 기업이 13곳, 횡령·배임이나 감사 의견 거절 등으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기업이 9곳이었다. 공시 지연 등으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기업도 11곳에 달했다.
여의도 금융감독원. /주완중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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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은 상장사들의 허위·과장 공시가 주가조작에 악용되는 사례도 적발했다. 최근 15사에서 불공정거래 혐의가 확인돼 82명이 형사 조치됐고, 5사는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지금도 7사에 대한 불공정거래 조사와 8사에 대한 회계 감리가 진행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회사가 신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재무·경영 안정성과 내부 통제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며 “신사업 추진 사실만으로 급격한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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