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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데이터 부족 '발목'…갈길 먼 '대안신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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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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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이 비금융사업을 통해 데이터를 모으고 있지만 이를 통해 만든 대안신용평가모형이 아직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대안신용평가모형을 적용한 대출이 대부분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해 건전성 우려에 적극적인 활용이 쉽지 않고 모형을 고도화하기엔 데이터가 부족해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 7월 자사 MVNO(알뜰폰) 서비스 'KB리브모바일'의 통신데이터를 활용한 대안신용평가모형을 개발, 대출에 적용하고 있다. 비금융 통신데이터를 통해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한 KB리브모바일 고객 등에게 대출을 해준다. 다만 규모 등에서 유의미한 성과는 내지 못했다.

신한은행도 자사 배달 앱(애플리케이션) '땡겨요'의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한 대안신용평가모형으로 라이더(배달원) 대상 대출상품을 운영했으나 현재는 중단했다. 국내 한 배달업체와 제휴를 맺고 자금확보가 어려운 라이더에게 소액대출을 내줬으나 제휴사 요청으로 대출취급을 종료했다.

대안신용평가모형은 금융정보가 아닌 쇼핑·통신·위치 등 다양한 비금융 정보를 기반으로 만드는 신용평가모형이다. 사회초년생·고령층 등 금융이력이 부족한 '신파일러'(Thin Filer)와 취약계층에게 금융지원을 확대할 수 있다. 포용금융이 중요해진 시점에 고객을 유치하고 안정적으로 건전성을 관리할 방안이기도 하다.

시중은행들이 자체 대안신용평가모형을 적용하고 운영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건 대안신용평가모형을 활용한 상품이 주로 금융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건전성 관리부담이 커서다. 신한은행 땡겨요 관련 소액대출도 연체가 발생할 경우 제휴사의 구상채권 관리가 힘들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대안신용평가모형을 고도화하기 위한 비금융 데이터 확보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국민은행 KB리브모바일의 경우 알뜰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5% 안팎이다. 2019년 0.1%로 시작해 2022년 5.3%까지 늘었지만 지난해 4.8%로 줄었다.

배달플랫폼에서 신한은행 땡겨요 점유율도 1~2%대 수준이다. 낮은 중개수수료, 빠른 정산, 지역화폐 연계라는 강점이 있지만 대형 배달플랫폼들의 과점체계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쉽지 않다. 라이더의 수입이나 업무패턴이 들쭉날쭉하다는 점도 겨우 모은 데이터의 정제를 까다롭게 한다.

은행들은 어렵지만 비금융사업을 지속해서 데이터를 더 확보하는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점유율이 낮더라도 오랜 시간에 걸쳐 데이터를 모으면 대안신용평가모형을 고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8월부터 KB리브모바일 판매채널을 국민은행 영업점 창구까지 확장해 고객접점을 넓혔다. 신한은행도 땡겨요를 연내 금융위원회로부터 정식 부수업무로 인정받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한국은행 'CBDC'(디지털화폐) 예금토큰 테스트사업자로 지정돼 모객도 노릴 수 있게 됐다.

이병권 기자 bk2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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