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농업기술원 과수연구소 연구진들(왼쪽)과 유자 가공 과정에서 버려지는 유자씨와 유자박을 활용해 만든 유자 발포정 제품. [사진 농촌진흥청]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전남 고흥은 우리나라 최대의 유자 주산지로, 고흥에서는 유자를 ‘대학나무’라 불렀다. 이는 유자나무 한 그루에서 생산되는 열매가 많고, 가격도 높아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는 데 충분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자 1개에 3000원 하던 시절도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고흥에서는 유자를 귀한 과일로 여기며, 제사 때 제물로 올려 예를 갖추기도 했다.
유자는 습한 기후와 일조량이 풍부한 남해안 중심의 전남, 경남, 제주도에서 주로 재배된다. 그중 전남은 전국 재배면적 1155ha 중 81%를 차지해 명실상부한 유자의 본고장이다. 또한 2023년 유자는 전년 대비 4.5% 증가한 5900만 달러의 수출 실적을 기록하면서 과실류 중 4위로 수출 효자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성과는 그간 전라남도농업기술원 과수연구소 중심의 우수 품종과 재배기술 연구, 농업기술센터의 기술보급, 지역 농가와 기업체 등 지역사회가 협업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최근 기후변화로 겨울철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날이 많아지면서 유자나무가 고사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에 과수연구소는 내재해성 유자 품종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기상재해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피복 자재를 이용한 시설 재배의 안정성 연구를 진행 중이다. 특히 시설 재배에 적합한 낮은 수형 모델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유자는 유자청이나 주스 등 가공품으로 소비되는데, 이 과정에서 매년 약 3000t의 유자 씨와 박이 산업 폐기물로 발생한다. 처리 비용도 약 30억원에 달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과수연구소는 버려지는 유자씨와 유자박을 활용한 식품 및 화장품 소재화를 추진하고, 제품도 개발하고 있다. 유자박에는 식이섬유가 많아 다이어트 소재로 이용이 가능하며, 뇌세포 보호 효과가 있는 나린진과 항산화 효능이 우수한 리모닌, 피부의 보습과 탄력에 효능이 있는 불포화지방산도 많아 활용 가치가 높다. 유자 부산물 활용 산업화를 위해 지난해 7월 전라남도농업기술원은 (재)전남바이오진흥원 천연자원연구센터, 고흥 두원농협과 3자 간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유자 부산물의 기능성 소재화와 색다른 제품 개발로 유자씨를 소득원으로 탈바꿈시키기로 했다.
더불어 2021년 민·산·관·학 협의체를 구성해 유자의 내수와 글로벌 시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감귤연구센터로부터 1200개의 유전자원을 이관받아 특성 검정을 진행하고, 전남 고흥군과 완도군에 우량묘목 1만6000주를 보급해 재배단지 50ha를 조성했다. 또한 지역 가공업체에 120건의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한국농업기술진흥원과 협업해 시장과 유통의 니즈를 반영한 상품과 사업화 모델을 구축하는 등 산업 기반을 다지고 있다.
농촌진흥청 권재한 청장은 “수출 효자 작목으로 떠오른 유자는 앞으로도 성장 잠재력이 높다”면서 “전남 과수연구소가 중심이 돼 긴밀한 민·관 협력을 통해 한국 유자의 명성이 세계로 확산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제작지원: 2024년 FTA이행지원 교육홍보사업
박지원 중앙일보M&P 기자 park.jiwon5@joongang.co.kr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