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영상 제작의 현재와 미래
단편 영화 제작 자체가 큰 도전
이미지·영상·음원 등에 AI 활용
AI 배우의 자연스러운 연기 주목
판타지 사극 드라마도 기획 중
지난 10월 25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제1회 대한민국 AI 국제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은 마테오 Ai 스튜디오에 대한 시상식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정주원 디렉터, 김동연 경기지사, 양익준·문신우 디렉터. 작은 사진들은 AI 영화 ‘마테오’ 장면. [사진 마테오 Ai 스튜디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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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5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제1회 대한민국 AI 국제영화제’가 열렸다. 챗GPT·미드저니 등 생성형 AI가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는 가운데, 영상 분야에서도 AI 기술이 창조한 수준 높은 이미지와 시각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행사였다. 이번 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은 ‘마테오 Ai 스튜디오’의 정주원(이하 주원)·문신우(이하 신우)·양익준(이하 익준) 디렉터에게 AI 영상 제작 기술의 현재·미래와 회사 비전에 대해 들었다.
Q : AI 국제영화제 대상 소감은.
A : 익준 “이번 영화제에 전 세계 104개국에서 무려 2067편이나 출품했는데, 대상을 받아 정말 기쁘다. 특히 AI 기술로 상상 속 이야기를 영상으로 구현해 세상에 보여줄 수 있어 행복하다. AI 콘텐츠는 무궁한 가능성을 갖고 있지만, 아직은 미지의 영역이다. 우리도 AI 영화 ‘마테오(MATEO)’를 몇 달에 걸쳐 제작하면서 ‘잘하고 있는 건가’ 하는 불안을 여러 번 느꼈다. 이번 대상으로 그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Q : ‘마테오’는 어떤 작품인가.
A : 신우 “AI 기술을 활용해 창작한 16분짜리 단편으로, 성공을 위해 불법도 서슴지 않는 주인공 마테오의 인생 이야기다. 마테오가 가난한 노동자 아버지 밑에서 자라며 돈이 곧 힘이라는 걸 깨닫고 마약 카르텔과 손잡고 거대한 자본을 움직이는 아보카도 시장에 뛰어든 뒤 삶에서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를 찾는 여정을 그렸다. 기획과 시나리오에는 AI 기술을 활용하지 않았지만, 제작 과정에선 이미지·영상·음원 등 모든 부분에 AI 기술을 사용했다.”
Q : 제작 과정을 소개하면.
A : 주원 “팀원 세 명이 기획부터 각본, 제작까지 모든 부분을 함께했다. 각자 노트북으로 소통하며 시나리오를 쓰고, 이미지와 영상을 제작하는 방식으로. AI로 15분 길이 단편 영화를 만든다는 목표를 가지고 그에 맞는 기획 아이템을 잡고 시나리오를 집필하는 데 한 달 정도가, 이후 영상 제작엔 총 5주 정도가 걸렸다. 3주간은 평일·주말 구분 없이 하루 15시간씩 작업하면서 메인 프로덕션을 진행하고, 디테일한 수정이나 사운드 믹싱 등을 포함한 후반 작업에 2주 정도 소요됐다.”
Q : 제작비는 얼마나 들었나. 제작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A : 익준 “제작비는 월 프로그램 구독료 정도였다. 주로 사용한 영상 제작 툴의 구독료는 월 12만원 정도였는데, 이런 프로그램을 여러 개 활용했기 때문에 1인당 한 달에 100만원가량 들었다. 어려웠던 점은 여러 가지였는데, 현재의 AI 기술 수준으로 16분짜리 단편 영화를 만든다는 것 자체가 큰 도전이었다. AI 배우는 감정 표현에 한계가 있고, 어색한 시각적인 이미지는 시청자의 몰입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테오’를 기획했을 때만 해도 AI 콘텐츠 장르는 중세 유럽의 기사, 마녀, 괴물 등이 등장하는 고전 판타지가 많았다. AI 기술로 표현하기 적합한 장르였기 때문이다. 반면 ‘마테오’는 휴머니즘을 다루기에 몰입을 깨지 않는 시각 스타일과 AI 배우의 감정 연기가 중요했다. 그래서 주인공 마테오의 어린 시절부터 노년기까지의 모습을 일관성 있게 만들고, 내레이션보다 대화 위주의 서사를 구현하면서 몰입을 깨지 않기 위해 전체적으로 톤앤매너와 질감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AI 배우의 자연스러운 연기를 위해 많은 시간을 들여 적합한 이미지와 프롬프트를 연구했고, 결과적으로 최초의 휴머니즘 장르의 AI 영화를 만들 수 있었다. 영화제에서도 이 부분을 높이 평가했다고 생각한다.”
① 마테오 Ai 스튜디오의 문신우·정주원·양익준 디렉터(왼쪽부터). ②③ 마테오 Ai 스튜디오가 ‘제1회 대한민국 AI 국제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은 단편영화 ‘마테오’를 이미지·영상·음원 등 모든 부분을 AI 기술로 제작하고 있는 모습. |
Q : 그전엔 어떤 일을 했나.
A : 신우 “우리 팀 3명은 각자 영화 촬영자, 아동 콘텐츠 ‘핑크퐁’ 기획자, 웹소설 편집자로 활동했다. 현직에서 늘 창작의 욕구를 느꼈고, AI 기술을 통해 비싼 장비, 많은 인력, 넓은 공간이 없이도 상상했던 이야기를 현실로 만들 수 있었다.”
Q :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A : 익준 “판타지 사극 드라마를 기획하고 있다. 한국의 전통 의상과 배경을 담은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이려 한다. 모든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판타지나 어드벤처 장르의 가족 애니메이션도 준비 중이다. ‘마테오’는 16분짜리 단편이었는데, AI 기술을 활용한 최초의 장편영화도 만들고 싶다.”
Q : 앞으로의 계획은.
A : 신우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 계획이다. 일각에선 AI 기술을 이용하면 프로와 아마추어의 경계가 사라질 거라는 우려도 제기되는데, 시중에 공개된 AI 콘텐츠들과 ‘마테오’만 비교해도 퀄리티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AI를 이용해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지 AI 자체가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AI 기술은 제작 효율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지 절대로 주체가 될 수 없다. 우리는 AI 기술뿐만 아니라 전문적인 기획 및 제작 능력까지 겸비한 아티스트가 되어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이야기를 만들고, 이를 통해 전 세계 AI 콘텐츠 시장을 이끌고 싶다.”
Q : 회사 비전 및 목표를 소개하면.
A : 주원 “우리는 영화·드라마·키즈콘텐츠·숏폼·웹소설 분야에서 활동하며 영상뿐 아니라 출판·게임 등 다양한 매체의 콘텐츠를 꾸준히 연구·제작해 왔기에 연출과 스토리텔링에 강점이 있다. 앞으로 우리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들면서 비즈니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AI 기술을 활용한 자체 IP 제작을 통해 영화·드라마·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이고자 한다. 또한 AI 크리에이터 생태계를 구축하고, AI 영상 제작에 관심을 가진 창작자들과 정보를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를 구성한 뒤 관련 시장을 키우고 싶다. 궁극적으로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세상에 울림을 줄 수 있는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자 한다. 애정을 갖고 지켜봐 달라.”
‘마테오’ 트레일러 영상 |
김재학 중앙일보M&P 기자 kim.jaih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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