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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라이프 트렌드&] "빛은 공간에 있어 마지막 마감재…K조명의 우수함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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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온에스엘디㈜ 정미 대표 인터뷰



성수동 ‘탬버린즈 플래그십 스토어’

‘프레임 어워드’서 2관왕 수상 영예

“내년부터 해외 시장 더 확장할 것”

중앙일보

정미 대표는 “세상을 더 따뜻하게 밝힐 수 있도록 조명의 영역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래 사진은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탬버린즈 플래그십 스토어’ 전경. [사진 이온에스엘디]


국내 조명 설계 분야 1위 업체 이온에스엘디㈜가 참여한 서울 성수동 ‘탬버린즈 플래그십 스토어’가 지난달 24일 세계적인 건축·인테리어 잡지 프레임(FRAME)이 주최하는 ‘프레임 어워드’에서 2관왕에 올랐다. 국내 조명업체가 프레임 어워드에서 수상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온에스엘디는 조명(빛)을 활용해 건축물의 아름다움을 배가시켰다는 점을 인정받아 공간·인테리어 부문 ‘올해의 싱글 브랜드 스토어’와 제작 부문 ‘조명 사용 최우수 사례’로 선정됐다.

이번 프로젝트를 이끈 이온에스엘디 정미 대표는 “빛은 공간에 있어 마지막 마감재”라고 강조한다. 그는 “빛이라는 소재를 다양하게 활용해 왔는데, 단순히 빛을 비추는 게 아닌 다양성의 확장을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쁘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정미 대표는 국내 최초로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건물 전체를 미디어파사드로 디자인했으며, 서울 야간 경관 마스터플랜 작업에 참여해 서울의 밤을 빛으로 밝힌 1세대 조명 디자이너다. 다음은 정미 대표와의 일문일답.

Q : 조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A : “처음부터 빛을 업으로 삼으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학부 산업디자인 전공 시절 자연의 생체와 기능을 탐구하는 데 관심을 두게 됐다. 이후 바이오디자인 이론 연구로 석사과정을 밟았다. 자연의 형태들이 재밌었고, 그것을 공간으로 확장하고자 일본 유학을 떠나 박사과정을 거쳤다. 그러면서 공간의 변화에 관심을 가지게 됐는데, 졸업 전시를 준비하면서 빛을 이용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일을 하게 됐다.”

Q : 많은 작품을 남겼다. 특히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나.

A : “20여 년 전 작업했던 갤러리아백화점이 생각난다. 당시 조명은 단순히 건물을 비추고, 공간을 꾸며주는 도구로만 여겨졌다. 조명의 영역을 확장하고자 다양한 연출 방법을 제안했고, 건물 외벽에 파사드 조명을 입혔다. 조명 컬러 전환이 자동화되지 않았던 시절이라 좌표마다 일일이 컬러값을 지정해서 입력해 넣어야 했다.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큰 이슈가 됐는데, 갤러리아백화점을 기점으로 건물에 빛을 입힐 수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었다.”

Q : 디자인 철학은 무엇인가.

A : “처음에는 눈에 확 띄고 센세이셔널한 디자인을 추구했다. 그러나 ‘빛공해’라는 단어를 접하면서 이 세상에 ‘이온스러움’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온이라는 이름에는 써 이(以)와 따뜻할 온(溫) 자를 썼다. 써 이 자에 있는 사람 인(人)에 의미를 두고 ‘항상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자’는 마음가짐을 디자인에 담았다. 사회적인 책임을 갖고 좋은 빛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Q : 디자인에 있어 빛이 가지는 의미는.

A : “빛은 공간에 있어서 마지막 마감재다. 빛은 공간을 만든다. 어떤 공간이든, 인테리어든, 건축물이든 마지막으로 빛이 쏟아져야 형태가 나오게 된다. 우리 시야에 들어오는 건 빛으로 인해 물성이 눈에 들어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빛이 존재해야 볼 수 있다. 어떤 빛을 쓰느냐에 따라 마감이 달라 보이는데, 좋은 빛을 써야 마감이 고급스러워진다.”

Q : 선호하는 프로젝트가 있나.

A : “호텔에서 조명은 꽃이라고 한다. 조명에 따라 분위기와 완성도가 정말 많이 바뀐다. 호텔을 주로 이용하는 시간대 자체가 조명이 켜지는 저녁 시간이기도 하다. 인테리어 마감재도 좋아 빛을 잘 받는다. 디자이너의 역량을 많이 보여 줄 수 있어 선호하는 프로젝트 중 하나다.”

Q : 앞으로의 계획은.

A : “해외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최근 K팝, K컬처 등 최근 한류 열풍이 드센 가운데 K조명의 우수함도 보여주고 싶다. 베트남 하노이에 지사를 두고 현재까지 다낭 시청사와 신라모노그램, 하노이 롯데몰, 부르나이 대교 등의 조명을 설계했다. 베트남을 거점으로 오는 2025년에는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인접 국가로 시장을 확장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일 계획이다.”

이준혁 중앙일보M&P 기자 lee.junhyu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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