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스·장류 수출입액 및 무역수지 추이/그래픽=김지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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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인류문화유산으로 '한국의 장 담그기' 등재가 유력한 가운데, 식품 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문화유산 등재가 K푸드(한국 음식)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고추장과 된장·간장과 같은 소스로까지 확산될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산 소스·장류 수출액은 2020년 3억 달러(약 4000억원)를 넘어섰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역대 최대 실적을 갱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의 장 담그기 유네스코 인류문화유산 등재가 확실시 되고 있다. 등재 여부는 다음달 2일 파라과이에서 열리는 제19차 무형유산보호 정부간위원회가 결정하는데, 이에 앞서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 산하 평가기구에서 '등재 권고'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평가기구에서 등재를 권고한 인류무형문화유산 중 등재 되지 않은 선례는 없다.
한국의 장 담그기가 등재될 경우 한국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은 23개로 늘어난다. 이 중 식품과 관련된 인류문화유산은 2013년 김장 문화에 이어 두 번째다. 한국은 2001년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을 시작으로 판소리(2003년), 아리랑(2012년)과 씨름(2018년), 탈춤(2022년) 등의 인류무형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식품 업계는 "장 문화가 세계적인 관심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식품 업계는 장 담그기 등재에 따른 경제적 파급 효과도 기대 중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소스·장류 수출액은 3억3020만 달러(약 46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 증가했다. 이 기간 수입액은 2억8790만 달러(4030억원)로 4220만 달러(590억원)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 물량은 10년새 2배 이상 늘었고, 지난달까지 11만2910톤(t)을 기록했다.
다음달까지 이 같은 상승세를 이어갈 경우 지난해 기록한 역대 최대 소스·장류 수출액(3억8408만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기준 수출국가는 139개국, 가장 많이 팔린 곳은 미국이다. 미국으로 수출된 소스·장류는 지난해 7400만 달러(1030억원), 올해는 지난달까지 7200만 달러(1009억원)이다. 불닭과 불고기 등의 양념소스를 비롯해 고추장이 수출 실적을 이끌었다.
달라진 K소스에 대한 인식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가 고추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제식품규격으로 한글 표기가 그대로 채택돼 김치와 같이 영문으로 '고추장(Gochujang)'을 쓴다. 과거에 고추장은 '코리안 핫 소스(한국산 매운소스)나 '칠리소스' 등으로 불렸으나 한국 소스라는 인식이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미국 뉴욕타임즈 등 주요 해외 외신에서 고추장이 소개 되기도 했다.
식품 업계는 간편조리, 라면 중심의 K푸드 수출 체질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입맛에 따라 유행이 빠른 식품·외식에 비해 소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세계 소스 시장 규모가 지난해 410억 달러(57조원)에서 2030년 595억 달러(83조원)로 커질 것으로 추산했다. CJ제일제당은 60개국, 대상은 20개국에 소스를 수출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인류문화유산 등재는 한국 소스에 대한 신뢰도 향상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며 "단기적인 수출액 증가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K푸드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윤 기자 mt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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