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현 에이슬립 대표가 오픈AI·로레알과 개발한 수면 비서를 소개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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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아침이에요, 오늘은 6시간 32분 주무셨군요. 렘 수면은 2시간 11분, 얕은 수면은 3시간 17분, 깊은 수면은 1시간 4분입니다! 잠의 질은 높은 편이지만 총 수면 시간이 부족하네요. 잠이 부족하면 피부의 수분과 탄력이 감소합니다. 히알루론산이나 세라마이드가 함유된 보습제로 촉촉한 피부를 유지하세요.”

K슬립테크 대표 기업 에이슬립이 다음달 12일 출시하는 인공지능(AI) 수면비서 ‘Z톡’이 이용자에게 해주는 말이다. 챗GPT가 결합돼 수면 분석 결과를 설명하고 더 나은 숙면을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이용자는 매일 아침 일어날 때마다 맞춤형 수면 솔루션을 카카오톡 메시지로 받아볼 수 있다.

이동헌 에이슬립 대표는 최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매일경제와 만나 “사람마다 자는 방식이 다른데 어떻게 자고 있는지 스스로는 잘 모른다”며 “더 잘 잘 수 있도록 돕는 수면의 동반자를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에이슬립 수면비서는 세계 최고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업 오픈AI, 세계 최대 화장품 그룹 로레알과 협업해 완성도를 높여 더욱 주목받는다. 앱이 설치된 스마트폰이 숨소리를 녹음해 수면상태를 분석하면 챗GPT가 사용자가 이해하기 쉽게 말로 풀어 알려준다. 사람처럼 친근한 어투로 수면습관 변화도 유도한다. 에이슬립은 올해 초 22대1의 경쟁률을 뚫고 중소벤처기업부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되며 오픈AI와 협업을 시작했다.

수면 데이터를 바탕으로 로레알 화장품도 맞춤형으로 추천해 준다. 깊은 수면이 부족하면 세포 재생과 콜라겐 생성이 줄어들기 때문에 피부 재생을 돕는 펩타이드가 포함된 나이트 크림을, 렘수면이 감소하면 피부 민감성이 증가하기 때문에 알로에베라가 포함된 진정 세럼을 권하는 식이다. 에이슬립은 작년 초부터 로레알과 협력을 논의했고, 이달 초 600개 아시아 기업이 참가한 로레알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에서 최종 16개 기업에 포함됐다.

에이슬립은 사람의 호흡소리를 통해 수면을 분석하고 숙면을 돕는 슬립테크 기업이다. 숨소리와 수면 질의 상관관계 연구에 4년 간 200억원 넘게 투자하며 세계 최상위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지난 2022년 미국 스탠포드의대 수면센터와 분당서울대병원 공동 연구에 따르면 에이슬립 앱의 수면 측정 정확도는 애플 ‘애플워치8’, 삼성 ‘갤럭시워치5’보다 높았다. 인터베스트, 카카오벤처스, 삼성벤처투자, 하나은행을 비롯한 투자자로부터 240억원을 유치했다. 지난달에는 2020년 창사 이후 월간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순이익) 기준 첫 흑자 전환을 달성했다.

대부분 매출은 SK텔레콤, 삼성생명, 경동나비엔을 비롯한 기업 고객에게서 나온다. 기업은 무료로 수면 분석 기능을 이용하려는 고객을 자사 앱으로 유치해 본업과 수면 솔루션을 연계한다. 경동나베인은 난방매트에 에이슬립 기술을 적용해 매트 온도를 조절해 숙면을 돕는다. 삼성생명은 잘 자고 건강한 고객을 대상으로 한 특화 보험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 대표는 “통신, 보험, 건설, 가전을 비롯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100곳 이상 도입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며 “내년 10개 이상 기업 고객이 자사 앱에 에이슬립의 수면 솔루션을 도입을 확정했고, 최대 30곳까지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용자 200만명이 넘는 명상 앱 ‘캄 슬립’ 개발사 알로라가 에이슬립 솔루션을 도입하면서 미국과 독일을 비롯한 해외에서 관심이 더 높다. 이 대표는 “내년 초 미국 현지 법인을 설립해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것”이라며 “소프트뱅크 계열사와 협력해 일본 시장 공략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수면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기 때문에 다이어트 치료제 ‘위고비’ 같은 혁신 사례를 수면 시장에서도 만들겠다”며 “협력사들과 함께 삶의 질을 향상시켜줄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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