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평생의 영광이었습니다. 영원히 감사할 것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각) 재임 중 마지막 추수감사절 칠면조 사면 행사를 주재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마당인 사우스론에서 2500여명의 내외빈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칠면조 사면 행사에서 이번이 마지 추수감사절 연설이 될 것이라고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오른쪽)이 25일 워싱턴DC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열린 칠면조 사면식에서 존 짐머만(왼쪽) 미국 칠면조협회 회장과 그의 아들 그랜트 짐머만(가운데)과 함께 칠면조 '피치'에 대한 사면을 진행하고 있다. /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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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추수감사절(올해는 11월 28일)에 온 가족이 모여 칠면조구이를 먹는 전통이 있다. 칠면조 사면 행사는 1947년 해리 트루먼 당시 대통령이 칠면조협회에서 칠면조를 선물로 받은 데서 유래됐다.

이날 사면된 칠면조 두 마리는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델라웨어주의 주화(州花)인 복숭아꽃(peach blossom)에서 이름을 따서 ‘피치’(peach)와 ‘블러썸’(blossom)으로 명명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피치를 소개하면서 2차 대전 당시 영국의 모토였던 ‘평정심을 유지하고, 하던 일을 계속하라’(Keep calm and carry on)를 패러디해 ‘피치’가 ‘평정심을 유지하고, 계속 게걸스럽게 먹으라’(Keep calm and gobble on)를 생의 모토로 삼고 있다고 농담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내 아버지는 ‘가족은 시작이면서 중간이자 마지막이기도 하다’고 말씀하곤 했다”면서 “미국인인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계속 나아가고 믿음을 견지한다”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우리가 누구인지를 기억해야 한다”며 “우리는 미국이며, 우리 노력으로 못 할 일은 없다”고도 했다.

‘칠면조 사면’이라는 말이 정식으로 등장한 것은 1963년 존 F.케네디 대통령 때다. 당시 케네디 대통령은 식용으로 받은 칠면조를 “계속 살게 두자”면서 살려줬는데, 워싱턴포스트가 이를 ‘사면(pardon)’ ‘형 집행 유예(reprieve)’라는 단어를 써서 보도한 것이 유래가 됐다. 이후에도 1973년 닉슨 대통령의 부인 퍼트리샤 닉슨은 칠면조를 잡아먹는 대신 ‘옥슨 힐 어린이 농장’에 보냈고, 1978년 퍼스트레이디였던 로절린 카터도 ‘에번스 농장 여관’에 작은 동물원을 만들어 칠면조를 살게 했다.

김효선 기자(hyos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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