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효율부 수장으로 국방개혁 강조 취지
미국과 동맹·우방 핵심 전력 신뢰 훼손 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19일 미국 텍사스주 브라운스빌에서 스페이스X의 우주선 시험발사를 지켜보고 있다. 브라운스빌=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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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계 결함으로, 아무것도 잘하지 못한다. 조종사를 죽일 뿐"이라며 미국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를 거듭 비판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 내정자로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국방부를 주요 개혁 대상으로 삼겠다는 뜻의 전달하려는 의도로 풀이되지만, F-35가 미국은 물론 많은 동맹국과 우방국의 핵심 전력이라는 측면에서 발언이 부적절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머스크는 26일(현지시간) 자신의 X(엑스·옛 트위터)에 "F-35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너무 많은 요구를 충족시키려다 설계가 망가졌다"며 "결과적으로 비싸고 복잡하지만 아무것도 아닌 전투기가 됐다. 어차피 성공할 가능성도 없었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어차피 드론(무인기) 시대에 유인 전투기는 쓸모 없다"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24일에도 X에 "어떤 멍청이들은 아직도 F-35 같은 유인 전투기를 만들고 있다"고 적었다. 한 X 사용자가 중국에서 열린 한 에어쇼에서 드론이 군집 비행을 하는 장면을 촬영한 영상을 리트윗 하면서다.
호주 공군 소속 F35 전투기가 9월 20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발리국제에어쇼에 참가해 발리 상공을 날고 있다. 발리=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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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가 연일 F-35를 때리는 것은 DOGE가 국방부를 연방정부 개혁의 첫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문제는 미국 록히드마틴이 개발한 5세대 다목적 전투기인 F-35가 미국은 물로 미국의 동맹국과 우방국 등의 핵심 전력이라는 점이다. 가뜩이나 개발 지연, 비싼 가격, 전투 성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머스크가 불신을 키우는 발언으로 불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됐다.
시장조사기관 레콘 애널리틱스의 기술산업 분석가 로저 엔트는 "머스크가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만을 위해 일한 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고 미국 경제전문 매체 포브스에 말했다. 엔트는 "현재 모든 드론은 비행 속도가 음속에 못미치고, 간단한 미사일 발사 플랫폼 역할을 한다"며 "머스크가 말한 전투 드론 시대는 20년 후의 미래"라고 꼬집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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