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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선거와 투표

마을교육공동체 조례 폐지 당론에 무기명투표 촬영한 경남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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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표결 때 기권표 확 줄어…"소신껏 판단 투표 취지 무색·정당에 줄 세우기"

연합뉴스

경남도의회 본회의
[연합뉴스 자료사진]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경남도의회가 지난 20일 '경남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지원 조례 폐지 조례안' 재의 표결을 하는 과정에서 일부 도의원이 자기 투표 장면을 휴대전화로 찍어 무기명 표결 원칙을 무색하게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26일 경남도의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재석의원 62명이 이 안건과 관련한 무기명 전자투표에 참여해 찬성 55명, 반대 5명, 기권 2명으로 경남교육감이 재의 요구한 마을교육공동체 조례 폐지안을 가결했다.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무기명으로 찬성해야 하는 재의 가결 요건을 훨씬 넘겼다.

지방자치법상 본회의 표결은 기명이 원칙이다.

다만, 재의 요구건 표결은 다시 심의하는 만큼, 신중하게 소신껏 투표하도록 무기명 투표를 하도록 규정한다.

그러나 투표 당시 도의원 2명이 휴대전화로 자신의 투표 장면을 찍는 것을 방송사 카메라가 촬영했다.

두 사람은 재의 때 비밀투표를 보장하는 원칙을 어긴 것 아니냐는 지적에 "누가 기권했다는 소문이 나면 억울할 수 있어 찍었다"거나 "별 의미 없이 촬영했다"고 해명했다.

국민의힘 의원단이 마을교육공동체 조례 폐지안 재의 표결 전 의원총회를 열어 조례 폐지를 사실상 당론으로 정한 점도 무기명 투표 원칙 의미를 퇴색하게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남도의회는 재적의원 64명 중 국민의힘이 60명, 민주당 소속이 4명이다.

조례정비특위 때부터 압도적 다수당인 국민의힘은 정치적 편향성 문제 지속 제기, 비효율적 중복투자 등을 내세우며 마을교육공동체 조례 폐지를 주도했다.

지난달 15일 마을교육공동체 조례 폐지안이 처음 상정됐을 때 재석의원 62명 중 찬성 46명, 반대 5명, 기권 11명이었지만, 재표결 때는 기권표가 확 줄었다.

재의 안건 표결 전 의원총회가 내부 단속 효과를 본 것으로 보인다.

송광태 국립창원대 행정학과 명예교수는 "누구에게 투표했는지에 따라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고자 도의회 의장을 무기명으로 뽑는 것과 마찬가지로 당론과 상관없이 특정 사안에 대해 의원이 자율적으로 소신껏 판단하라는 것이 무기명 투표 취지다"며 "투표용지를 찍고, 여기에 당론을 정하는 것은 의원들을 정당에 줄 세우기를 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sea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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