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MBK-영풍 측 제안 이사 적격성 의문 제기
김광일 MBK 부회장, 임시주총 의장 목표
머스트운용, 영풍 지배구조 개선 요구
의결권 열세 고착화되는 최윤범 회장
김광일 MBK 부회장, 임시주총 의장 목표
머스트운용, 영풍 지배구조 개선 요구
의결권 열세 고착화되는 최윤범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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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 소집 여부를 판단할 법원의 심문기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경영권 분쟁 당사자인 MBK파트너스-영풍 연합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당면한 과제는 상당하다. 영풍 측은 기관 주주로부터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 받고있다. 최 회장은 백기사가 속속 이탈하며 MBK 측 대비 열세한 의결권이 고착화되고 있다.
오는 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영풍이 제소한 고려아연 임시주총 소집 허가 신청과 관련해 심문을 개시한다.
심문기일이 다가온 시점에 고려아연은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이사회가 MBK-영풍 연합이 제안한 임시주총 소집 신청에 대한 심의 진행했다고 밝혔다. MBK 측은 진정성에 의구심을 드러내며 법원을 설득하기 위한 사전 명분 쌓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이사회에서 임시주총 사안을 검토하는 점을 강조해 법원 개입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고려아연은 MBK-영풍 측이 제안한 신규 사외이사 후보 일부에 대해 적격성 의문을 제기한 상태다. 더불어 집행임원제도 역시 지배구조 관리 측면에서 불완전한 시스템인 점을 언급했다.
MBK 측은 상법상 사외이사 결격사유는 ‘2개 이상의 다른 회사 이사 또는 감사로 재임 중인 자’인 점을 앞세워 해당하지 않는 점을 강조한다. 여기에 김광일 MBK 부회장을 임시주총 의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소송 청구내용에 포함하며 최 회장에 대한 경계 수위를 높였다.
최 회장은 의결권 지분이 절실한 상황에서 백기사로 예상했던 기업 주주 일부가 떠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하 지분율 0.8%)에 이어 한국타이어그룹(0.8%)도 고려아연 지분을 처분했다. 이를 종합하면 최 회장 측이 기대했던 백기사 지분은 1.6%가량 축소됐다.
자체적인 의결권은 MBK-영풍 연합 측이 압도적인 상황이다. 주식 소유 비율은 MBK 측이 약 39%, 최 회장이 17%다. 최 회장 우호 지분으로는 한화가 소유한 7.8%로 예상되고 있다.
양측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으나 MBK-영풍 측이 최 회장 대비 유리한 고지에 섰다. 최 회장이 의장인 고려아연 이사회가 2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면서 경영권 방어의 명분을 잃은 상태다. 계획을 철회하긴 했으나 MBK-영풍 연합의 의결권을 희석하기 위해 전체 주주의 희생을 유도한 탓에 기업가치 제고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때 황제주에 등극했던 고려아연 주가는 한 달 사이 고점 대비 40% 이상 하락한 상태다.
물론 영풍 측도 자체 경영 활동에서는 운신에 제약이 생겼다. 헤지펀드 운용사인 머스트자산운용이 영풍에 주주서한을 보내며 행동주의 주주로 목소리를 높였다. 영풍은 최 회장이 고려아연 거버넌스를 저해한다고 지적하던 입장에서 기관 주주로부터 기업가치 개선 미션을 부여 받은 상황이다.
머스트자산운용은 영풍의 지분 2% 이상을 소유 중이라고 밝혔다. 영풍의 코스피 최하위 수준인 주가순자산비율(PBR) 0.14배를 개선하기 위해 ▷자사주 전량 소각 ▷투자부동산 자산재평가 ▷MBK와 경영협력계약 중 영풍의 권리 공개를 통한 주주 예측가능성 제고 등을 요구했다.
시장의 이목은 고려아연 임시주총 소집 여부에 쏠려 있다. 법원이 임시주총 소집 신청을 허가할 경우 MBK-영풍 측이 14명의 신규 이사 선임, 집행임원제 도입 등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MBK 측이 이사회 의석을 장악해도 사내이사인 최 회장과의 동침은 불가피하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MBK-영풍 측에 요청한 보완 사항에 회신이 이뤄지는 대로 후속 이사회를 열어 임시 주주총회 개최 여부와 시기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라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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