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제천시 신월동 재외동포지원센터 1층에서 이주 고려인과 통역사, 제천시 관계자가 한국어 교재를 보여주며 센터 생활을 소개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세영 제천시 주무관, 굴나라, 김 알리나, 통역사 최 나탈리아. 프리랜서 김성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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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 무료 숙식에 취업 알선 혜택
충북 제천시가 인구 감소 대책으로 추진 중인 ‘고려인 이주 정착’ 사업 참여자가 500명을 넘어섰다.
25일 제천시에 따르면 국내·외 고려인 동포를 유치해 일자리 마련 등 정착을 돕는 이주 프로그램 참여자가 194가구, 502명(22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제천으로 이주를 마친 동포는 205명(83가구), 직장을 구한 사람은 112명(78가구)이다. 김창규 제천시장은 3년 이내에 고려인 동포 1000명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지난해 10월 이 사업을 시작하면서 제천에 온 고려인이 4개월 동안 무료로 머물 수 있는 재외동포지원센터를 마련했다. 센터 안에 숙소와 강의실·식당·세탁실·유아 놀이방 등 생활시설이 있다. 이곳에서 4개월 동안 한국어 교육과 취업 준비, 관내 공공시설 견학 등 현지 적응 교육을 받는다. 센터 거주 기간이 끝나면 제천 지역에 집을 구하고 살아야 한다.
고려인은 구소련 붕괴 후 러시아·중앙아시아 지역에서 흩어져 사는 한민족 동포를 말한다. 1860년부터 1945년 광복 시기까지 농업과 독립운동, 일제 강제동원 등 사유로 러시아 지역으로 이주한 동포 또는 그 후손이다. 제천에 이주한 고려인은 30·40대가 40% 정도로 비교적 젊고, 사업 참여자(502명) 중 100여 명은 20세 이하 유아·청소년이다. 김창규 제천시장은 “한민족 정체성이 강한 고려인을 제천에 정착시키면 인구 감소 문제와 기업체 구인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 제천시는 지난해 10월부터 고려인 동포 이주 정착 지원 사업을 진행해 지금까지 502명을 유치했다. 이들은 단기체류시설에 머물며 한국어 교육과 문화체험 등으로 현지 적응을 한다. 사진 제천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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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대 40%…“인구 감소, 기업체 구인난에 도움”
제천에 온 고려인은 다양한 혜택을 받는다. 미취학 자녀에게 보육료 30만원을 지원한다. 초·중·고 자녀 둔 가정은 제천인재육성재단을 통해 장학금 50만원을 준다. 자녀가 대학에 진학하면 장학금 100만원을 준다. 시는 비자 연장이나 ‘지역특화형 비자’ 전환 업무를 대행하고, 수수료를 면제해 준다. 관내 3개 종합병원에서 의료비 20%를 할인해 준다. 단기 체류시설 입소 전 제천시가 나서 관내 기업체에 취업을 알선하고, 공인중개사와 함께 거주지도 알아봐 준다.
올해 고려인 의사소통 능력 향상을 위해 한국어 회화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재외동포지원센터 내 놀이방에서 자녀를 돌봐주는 돌봄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한교 제천시 미래전략팀장은 “제천이 노동 소득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자녀 교육을 위해 제천으로 이주하는 사례가 많다”며 “고려인 동포 자녀들이 공교육에 원활히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고려인 동포 유입을 이끄는 또 다른 요인으로 지역특화비자를 꼽았다. 제천은 법무부가 시행하는 지역특화비자 대상 지역으로, 일정 요건을 갖춘 재외동포에게 거주·취업 조건 완화, 배우자 취업활동 허가 등 특례가 제공된다. 현재 제천시에 이주한 동포 배우자 취업률은 70%에 달한다. 시 관계자는 “제천에 오면 배우자도 돈을 벌 수 있다는 게 고려인 동포가 가족 단위로 이주하는 원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제천=최종권 기자 choi.jong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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