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차주경 기자] 식음료를 다루는 F&B(Food & Beverage) 자영업은 하기 어렵다. 신선한 식재료를 사서 손질하고, 세심하게 조리해서 소비자에게 전달해야 한다. 특히 어려운 것이 음식 조리다. 음식의 위생과 품질, 양을 항상 일정하게 유지한 채 조리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사업의 본질인 음식의 맛과 품질을 결정하기에, 조리는 곧 F&B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수많은 자영업자와 F&B 기업이 음식의 품질은 높이고 수고는 줄일 방법을 궁리했다. 이 가운데 등장한 것이 조리 로봇이다. 사람의 수고를 덜고 음식을 일정한 품질로 대량 만드는 조리 로봇에 많은 관심이 모였지만, 보급 속도는 더뎠다. 조리 로봇의 가격이 비싸 쉬이 도입하기 힘들고, 고장 대처와 유지보수도 어려워서다.
자체 개발한 로봇을 설명하는 최재원 대표 / 출처=헬퍼로보틱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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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슬파트너스와 함께 성장 중인 로봇 스타트업, 헬퍼로보틱스의 최재원 대표는 이 문제의 답을 시장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헬퍼로보틱스는 서빙과 물류, 음식 조리와 스마트팜 수확 등 여러 부문에서 활약하는 로봇을 만든다. 주력은 F&B 부문에서 활약할 로봇이다. 이들은 여느 로봇 스타트업과 다른 개성 두 가지를 가졌다. 먼저 로봇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펌웨어 개발 어느 한 쪽에 주력하는 것이 아니라 이 모두를 직접 개발한다. 그래야 로봇의 개발과 생산, 운용과 유지보수 모두 원활하게 한다고 판단해서다.
F&B 매장에서 운용 중인 헬퍼로보틱스의 서빙 로봇 헬퍼 로봇 / 출처=헬퍼로보틱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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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개성은 햄버거 판매점과 생맥주 주점, 꼬치구이 가게와 룸 펍 등 여러 부문의 F&B 매장을 직접 운영하는 것이다. 헬퍼로보틱스는 F&B 매장의 요구와 불편을 전해 듣는 것이 아니라, 직접 겪고 체험하고 조사해야 해결한다고 강조한다. 나아가 이 부문의 유행이 어떻게 바뀌는지, 여기에 대응하려면 어떤 기술과 로봇이 필요한지 가늠한다고 말한다.
이 개성을 반영해 헬퍼로보틱스가 만든 것이 서빙 로봇 ‘헬퍼 로봇’, 조리 로봇 ‘헬퍼 쿡’이다. 헬퍼 로봇은 헬퍼로보틱스의 햄버거 판매점 ‘더피플버거’, 감자튀김과 맥주 가게 등지에서 활약 중이다. 헬퍼로보틱스는 헬퍼 로봇을 네 대 이상 매장에 배치, 서로 동선이 엇갈리지 않고 유기적으로 움직이도록 설계한다. 앞서 진행한 실험에서 이래야 매장 회전율을 높이는 점을 확인해서다.
자동으로 꼬치구이를 조리하는 헬퍼로보틱스 헬퍼 쿡 / 출처=헬퍼로보틱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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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퍼 쿡도 독특하다. 겉모습과 기능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F&B 매장에서의 활용도에 알맞게 맞춤형으로 만들어진다. 이미 맥주 따르기, 꼬치구이 굽기 로봇이 완성됐고 곧 튀김을 튀기는 로봇이 등장할 예정이다.
헬퍼 로봇과 헬퍼 쿡은 원격 제어 가능하다. 이상이나 고장이 생기면 스스로 헬퍼로보틱스에게 신호를 보낸다. 그러면 담당자가 원격으로 이상이나 고장을 실시간 해결한다. 덕분에 이들 로봇을 도입한 매장은 운영에 집중 가능하다. 여기에는 최재원 대표의 경험과 가치관이 녹았다.
전시회에서 로봇 기술을 소개하는 헬퍼로보틱스 / 출처=헬퍼로보틱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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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원 대표는 헬퍼로보틱스에 앞서 로봇 스타트업을 세웠다. 하지만, PMF(Product Market Fit, 시장의 요구를 만족하는 제품)을 찾는데 실패, 원하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에 그는 기술의 연구 개발이 아니라, 철저히 시장의 요구를 반영하고 불편을 해결하는데 집중하기로 마음 먹는다.
최재원 대표가 선택한 시장은 세계 곳곳에 시장이 만들어졌고, 규모가 큰데다 소비자도 많은 F&B다. 정보통신기술과 궁합이 좋은 덕분에 모바일 결제와 키오스크, 인공지능이 이미 활약 중인 시장이기도 하다. 이어 그는 이 시장이 ‘무인화’보다는 ‘자동화’ 기술을 원할 것으로 예측했다.
햄버거 매장에서 음식을 전달하는 헬퍼로보틱스 헬퍼 로봇 / 출처=헬퍼로보틱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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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화는 사람을 완전히 대체하는 기술이다. 만들고 유지보수하는 가격이 비싼데다 사람들이 저항감을 느끼게 한다. 반면, 자동화는 사람과 협력해 수고를 줄이는 기술이다. 사람이 하는 일의 일부를 대체하기에 저항감이 낮고, 관련 기술도 더 빠르게, 완성도 높게 연구 개발 가능하다.
이에 최재원 대표는 시장의 자동화 요구, 기존의 불편을 체득하려고 F&B 브랜드를 만들어서 운영했다. 한편으로는 이 부문의 자동화에 힘을 실을 임직원, 시장의 불편과 어려움을 기술로 해결하려는 생각을 가진 인재를 모아 헬퍼로보틱스를 세운다.
함께 연구 개발중인 헬퍼로보틱스 임직원들 / 출처=헬퍼로보틱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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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들은 F&B 업계와 함께 숨 쉬며 성장하는 기업, 누구나 손쉽게 창업하고 운영하도록 돕는 기업이 되자는 가치관을 공유한다. 헬퍼로보틱스의 가치관을 눈여겨본 엔슬파트너스도 사업의 방향성을 올곧게 세울 전략 조언, 영업과 운영 자문, 광진경제허브 사무실 등 유무형 지원에 나섰다.
헬퍼로보틱스는 F&B 매장 설립, 로봇의 개념 검증과 시제품 제작 등 단계를 차근차근 밟으며 성장했다. 이제 이들의 앞에는 ‘로봇 대중화’와 ‘외산 로봇 기업과의 경쟁’이라는 도전 과제가 놓였다. 최재원 대표의 계획은 간결하다. 철저하게 시장의 관점에서 대응하는 것이다.
전시회에서 로봇 기술과 기기를 소개하는 헬퍼로보틱스 / 출처=헬퍼로보틱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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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이나 운용 부담 없이 누구나 편하게 쓰는 로봇, 사람의 수고를 줄이고 단시간에 큰 효용을 발휘하는 로봇, 기존의 불편은 없애고 아쉬운 점을 보완하는 로봇을 공급한다. 소비자들이 꾸준히 헬퍼로보틱스의 로봇을 찾으면, 로봇 보급과 경쟁 기업과의 차별화가 자연스레 해결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헬퍼로보틱스는 도전 과제를 풀 목적으로 지난 4년간 기초 체력을 튼튼히 다졌다고 강조한다. 2024년 브릿지 투자금 유치를 마쳤고, 시장에서 활약할 다양한 조리 로봇의 상용화도 마쳤다. 넥스트유니콘 TOP 10 명단에 이름을 올린 덕분에 강원도에 로봇 제조 공장도 세울 예정이다.
전시회에서 로봇 기술과 기기를 소개하는 헬퍼로보틱스 / 출처=헬퍼로보틱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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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토대로 이들은 2025년 조리 로봇의 보급과 배치에 힘쓰고 F&B 사업도 확장한다. 이미 우리나라의 F&B 기업 여러 곳이 헬퍼로보틱스의 조리 로봇 도입을 고려 중이다. 같은 전략을 앞세워 해외 시장의 문도 두드린다. 미국, 베트남과 태국 기업에도 조리 로봇 공급을 논의 중이다.
최재원 대표는 “로봇 스타트업을 넘어 F&B 산업의 자동화에 힘을 싣고 이끄는 기업이 되겠다. 업계 종사자들의 요구와 고충을 듣고 해결하는 스타트업, 식음료 업계의 자동화를 선도하는 스타트업 헬퍼로보틱스에 많은 응원 바란다.”고 밝혔다.
IT동아 차주경 기자(racingca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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