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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줄줄 샌 국고보조금'…감사원 "4년간 2520억원 부당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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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부터 올해까지 지방이양 사업 20건 편성

13건은 국회의원실 통한 '쪽지 예산' 사례로 확인

아주경제

감사원 전경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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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국고보조금 지급이 금지된 지방이양 사업에 4년간 2500억원 정도의 국비가 부당 편성된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국회의원이 정부예산안을 처리할 때 지역구 민원성 사업을 끼워 넣는 이른바 '쪽지 예산'이 문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은 26일 '국고보조금 편성 및 관리 실태' 감사 보고서에서 문예회관 건립 지원, 체육진흥시설 지원, 문화관광자원 개발 조성 등 국고보조금 지급 대상이 아닌 지방이양 사업 20건에 2021년부터 올해까지 국비 2520억원이 편성된 사실을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국고보조금이 부당 지급된 20여개 사업 중 13개는 지방자치단체가 국회의원실을 통해 숙원 사업의 예산 증액을 요구한 사례였다.

정부는 지난 2005년 지방 분권을 촉진하고자 국고보조 사업과 지방이양 사업을 구분한 보조금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이에 문화관광체육 분야 사업은 국고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새해 예산한 처리 기간이 되면 정부 예산안에 반영되지 않은 지역 현안 사업 예산을 국회의원이 예산 심의 과정 막판에 끼워 넣는 '쪽지 예산'이 판을 쳤고, 기획재정부는 2021년부터 올해까지 20개에 달하는 관련 사업에 대해 국회 심의 단계에서 증액에 동의해 줬다.

올해 국비 1000억원이 편성된 강원도 오페라 하우스 건립이 대표적이다. 기재부는 지난해 12월 강원도에 예산 편성을 위해 문화콘텐트 창작·제작 기업에 대한 입주 공간을 마련하라고 요청한 후 예산을 증액해 줬지만, 감사가 진행된 올해 6월까지 관련 시설 건립 계획은 없는 상태다.

충남 천안시에 건립이 추진 중인 천안 봉주르 배드민턴장 조성 사업은 지역 동호회 민원을 이유로 올해 90억원의 국비가 편성됐다. 지난해 10월 배드민턴 협회장의 지인이 국회의원실에 사업 자료를 전달했고, 이후 예산이 증액됐다.

또 올해 국비 90억원이 편성된 평택 용죽지구 체육센터 건립 사업과 국비 9억원이 편성된 충남 아산시 한들물빛도시 청소년 체육시설 설치 사업은 관련 지자체 관계자들이 언론 보도와 정당 현수막을 통해 예산 편성 사실을 확인하고 사업 계획을 마련했다. 감사 결과 두 사업 모두 사업 부지 확보나 지방재정투자 심사 통과 여부를 장담하지 못 해 사업 추진이 불투명한 상태다.

감사원은 기재부 장관에게 "20개 사업 중 예산이 교부되지 않은 사업에 대해서는 보조금법 시행령 국고보조 금지 사업의 규정에 적합하게 조치하고, 국고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지방이양 사업에 국가 예산이 편성되는 일이 없도록 정부의 증액 동의권을 실효성 있게 행사하는 등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며 "시스템 연계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또한 국토교통부 등에는 "보조금과 연구개발비를 이중 수령한 보조사업자에 대한 법적 조치 방안 등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아주경제=최윤선 기자 solarcho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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