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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은행 점포 5년 만에 1189개 폐쇄…금융접근성 격차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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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그래프=금융감독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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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금융감독원은 최근 5년간 국내은행 점포가 1189개 폐쇄됐다고 26일 밝혔다. 일각에선 은행권이 비용이 아닌 수익 관점에서 점포 역할을 재조명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감원은 이날 오후 은행회관에서 금융업계 및 소비자・장애인 단체 등과 함께 '금융접근성 제고를 위한 금융권 공감의 장'을 마련하고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6개 금융협회장 및 각 업권 금융회사 소비자보호담당 임원, 소비자단체, 장애인단체 등 총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금융의 디지털화와 점포축소 등 금융환경 변화 과정에서 금융당국과 금융업계가 금융소비자의 접근성 제고 필요성에 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함께 노력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은행 점포축소 추세 등으로 소비자의 금융접근성 저하 우려가 지속 제기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금융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금융산업이 당연히 수행해야 할 책무라는 점을 인식하고 금융업계와 감독기관이 함께 금융접근성 제고를 위해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변화와 실천을 추진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그간 금감원은 고령화와 디지털화 등 환경 변화에 대응해 소비자의 금융접근성 제고를 위한 다양한 제도・관행 개선 노력을 지속해 왔다. 그러나 은행 경영효율화에 따른 점포 감축 추세가 지속되면서 비도심 거주자와 디지털에 취약한 고령층의 금융소외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한 장애인의 금융거래 지원 제도 및 인프라 확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현장에서 실효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금감원은 금융접근성 관련 주요 이슈별 최근 현황을 점검하고 개선과제를 발굴해 향후 금융업계와 함께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은행 점포 수는 총 5690개로, 최근 5년간 1189개 폐쇄됐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708개, 비수도권에서는 481개가 폐쇄됐다.

특히 4대 시중은행이 전체 폐쇄 점포의 69%(823개)를 차지했다. 점포폐쇄 비율은 국민(26.3%), 우리(24.0%), 신한(22.9%), 하나(18.8%) 순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인구(성인) 10만명당 은행 점포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2.7개로 OECD 국가 평균(15.5개)을 밑돌고 있다. 미국(26.6개), 일본(33.7개)의 경우 다수의 소규모 은행이 지역금융을 담당하고 있어 OECD 평균을 크게 상회한다. 따라서 은행의 경영효율화 측면 뿐만 아니라 금융접근성 보장 등 사회적 책임을 균형 있게 고려한 점포 운영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또한 지역금융소비자에 대한 금융접근성 제고 등 은행 경영성과의 소비자환원 노력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인구 10만명당 점포와 ATM 수는 수도권이 70.6개인 반면 비수도권은 57.3개에 그쳤다.

4대 은행의 경우 56개 시군구 금고 운영을 위한 협력사업비 지출에도 해당 지역에서 최근 5년간 점포 412개(11.7%), ATM 3110개(26.7%)를 폐쇄했다. 미국 JP 모건 체이스 은행이 부실‧인접 점포 폐쇄‧합병, 점포당 인력수 축소 등 비용 효율화와 함께 2027년까지 500개 영업점포 확대로 대고객 영업을 강화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은행권은 접근성 제고를 위해 점포 폐쇄 시 사전영향평가 실시, 적정 대체수단 마련 등 공동절차를 운영 중이다. 하지만 단순 입출금 기능을 제공하는 ATM 설치가 대다수(1254개)인 것으로 나타나 금융소비자의 실질적 접근성 보완이 미흡하다는 평가다. 디지털 전환에 따라 대면거래 수요는 지속 감소하고 있지만 여‧수신 등 전체 대면거래 비중(45.2%)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연내 은행권과 TF를 구성해 금융소비자가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금융접근성 제고 방안을 신속하게 마련‧추진할 계획이다. 먼저 공동점포 등 점포 대체수단 설치 협의절차, 비용 분담원칙 등에 관한 은행권 가이드라인을 조속히 마련하기로 했다. 또한 인공지능(AI) 점포 등 은행권의 점포 운영전략 다변화를 위해 필요한 규제 샌드박스 등 제도적 지원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향후 금융회사가 AI 상담시스템 운영 시 고령소비자의 선택권과 편의성을 적극 고려하도록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지도할 예정"이라며 "금융회사의 장애인 응대매뉴얼 정비 및 장애유형별 인프라 확충 등을 통해 장애인의 금융거래 지원제도의 실효성도 제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경보 기자 p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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