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훈민정음’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우리 고유의 문자인 한글을 먹 머금은 붓으로 정성껏 써 내려가는 한글서예가 국가유산이 된다.

26일 국가유산청은 ‘한글서예’를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한글서예는 먹과 붓을 사용해 한글을 쓰는 행위와 그에 담긴 전통 지식을 포괄한다. 한글로 글쓰는 문화는 훈민정음이 창제되고 반포된 15세기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종이는 물론, 다양한 매체를 통해 한국인의 삶을 기록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전해졌다.

또 문학작품, 실용서, 서간문 등에 사용돼 민속사, 국어사, 문화사 등 다채로운 분야의 연구에 기여했다. 전통적인 판본체와 궁체 외에 저마다 다른 필체인 민체를 통해 이웃나라와는 구별되는 서체와 필법을 가졌다는 점도 특별하다.

오늘날 한글서예는 문자를 이용한 독창적인 조형예술이라는 점에서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미감과 사회상을 담고 있다. 최근에는 디자인 요소가 강조된 멋글씨 예술(캘리그래피)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다만, 한글서예는 특정 보유자나 보유단체를 인정하지 않을 예정이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한글서예는 다야안 교육기관이나 관련 단체를 중심으로 현재도 왕성하게 전승되고 있고, 온 국민이 향유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국가유산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들은 뒤 무형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한글서예’의 지정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