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투표·동의서 징구에 활용…사업성 진단·재건축 이주 지원 서비스도 등장
사업성 악화로 재건축 사업에 대한 전문성이 요구되는 가운데 최근 수도권 재건축 사업지 일선에는 프롭테크(Prop Tech) 기술이 대대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선정 등을 앞두고 주민 동의율 확보를 위해 프롭테크 기술이 활용되는 등 다양한 영역에서 프롭테크 기업의 시장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1기 신도시 정비 선도지구 사업에 나선 미금역세권 빌라단지 통합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는 지난달 전체 응모 사업지 중 최고 주민 동의율(95.6%)을 기록했다. 분당은 1기 신도시 선도지구 대상 신도시 5곳(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 중에서도 가장 높은 평균 동의율(90.7%)을 확보 중인 곳이지만, 이 중에서도 동의율이 90% 중반을 넘긴 단지는 손에 꼽는다.
해당 추진위의 경우 △까치건영 3·5·6단지 △금성백조 △서울그린빌 △한라스위트빌 △성지빌라 △삼익파크빌 등 8개 단지가 함께 통합 재건축 형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인접 단지들을 망라한 주민 동의서 징구는 쉽지 않음에도, 빠른 기간 내에 96% 수준의 동의서를 획득한 데는 프롭테크 기술 활용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해당 추진위 관계자는 “기존 절차와 달리 최근에는 통합플랫폼 형태로 소유주를 대상으로 한 신속한 투표기능은 물론, 등기부 등본 역시 바로 조회가 가능했던 탓에 각종 의사결정은 물론 서면 동의 절차도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이 큰 효과를 발휘했다”고 전했다.
향후 전자형태의 동의서 징구와 총회에서의 투표도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도시정비사업 현장에서 프롭테크 기술 활용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플랫폼을 개발한 한국프롭테크가 지난 21일 과학기술통신부로부터 전자동의서 징구 실증 규제 특례 서비스에 선정됐기 때문이다.
실제 각 정비사업장뿐만 아니라 한국토지신탁과 하나토지신탁 등 도시정비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신탁사, 서대문구 등 일부 서울 내 자치구, 부천도시개발공사도 관련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한국토지신탁의 경우 지난 9월 성남 분당구 양지마을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해당 플랫폼의 인공지능(AI) 활용 프롭테크 기술로 지번관계와 대지권 및 면적을 빠르고 쉽게 파악해 신속한 주민 동의율 확보를 달성한 바 있다.
특히 최근 이슈로 떠오른 재건축 사업성 진단에서도 프롭테크 기술이 적용 사용되고 있다. 프롭테크 스타트업 ‘다윈중개’의 경우, 예비안전진단 지수 등을 표준화해 각 단지별로 재건축 사업성을 모의 실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를 점수화해서 사업성을 쉽게 추산토록 하는 방식으로, 수도권 각 재건축 단지의 경우 추진 전 이를 통해 사업성을 검토하는 방식으로 사용 중이다. 최근 재건축 이주 지원에서도 프롭테크 기술이 활용 중이다. 프롭테크 업체인 ‘집스’의 경우 올해 초 재건축 이주 지원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다.
한 대형 프롭테크 업체 관계자는 “최근 프롭테크 전반의 성장세가 둔화된 것은 사실이고, 과거 투자에 나서던 신탁사 등도 아직은 제한적인 기술 활용에 그치고 있다”면서도 “기술 발전에 힘입어 과거에는 활용이 어려웠던 정비사업장 등 프롭테크 기술의 활용 가능성과 여지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틈새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주경제=우주성 기자 wjs89@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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