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는 국내 조선업 발전과 K-방산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승적' 결정을 내린 양 사지만 진정한 원 팀이 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간의 협업이 심도 깊게 논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기선 HD현대중공업 수석부회장(왼쪽)과 김동관 한화 부회장 [사진=각 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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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전날(25일) 한화오션 관계자들을 대해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한 사건와 관련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소취하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입장문을 내고 "국내 조선산업 발전과 K-방산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취하를 결정했다"며 "우리 조선업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이 결정이 우리 조선업계가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어 K-방산 수출 확대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앞서 한화오션이 지난 22일 HD현대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했던 군사기밀 유출 고소를 취하한 데 따른 것이다. 한화오션 역시 "국내 조선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업체간 상호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을 고려해 국내 기업간 신뢰 구축을 위한 대승적 차원에서 고발을 전격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방산 수주 전략에 변화 생길까…폴란드·캐나다 주목
양 측이 한국 조선업이 '원팀'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점에 공감함에 따라 KDDX를 비롯해 해외 방산 수주 전략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기대도 관측된다. 재계 관계자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사전 교감을 통해 향후 큰 그림을 그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주 군함 입찰 실패를 교훈 삼아 양 사는 남은 프로젝트에서 기업과 정부 간 원팀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현재 양 사는 모두 폴란드(3조원 규모), 캐나다(70조원 규모) 잠수함 프로젝트 입찰에 참여 중이다.
한화오션이 미국 해군 함정 두 번째 MRO 사업으로 수주한 'USNS YUKON'함 [사진=한화오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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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양 사는 호주 군함 입찰에서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 독일 티센그루마린시스템즈(TKMS)보다 가격 경쟁력이 높았음에도 고배를 마셨다.
업계에서는 원팀을 이루지 못했던 것이 전략 상 패착이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원팀 구성을 위해 해외 입찰엔 미쓰비시중공업이 대표로 참여하고 수주 시 미쓰비시와 가와사키가 나눠 건조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당시에도 한 국가에서 두 기업이 나온 한국 사례보다 정부의 조율 하에 기업들과 정부가 한 팀으로 참가한 일본에 상황이 유리하다는 전망이 나온 바 있다. 독일 역시 항공기, 군함 등을 중심으로 조선소를 통합해 수주에 나섰다.
실패 요인은 하나 더 있다. 호주 사업에서 원한 함정은 태평양·인도양 먼바다에서 중국 해군을 견제하기 위한 원양형 함정이다. 한국 기업에서 내놓은 함정은 근해 작전용으로 운용하는 함정이었다. HD현대는 울산급 배치3인 '충남급' 호위함을, 한화오션은 울산급 배치2인 '대구급' 호위함을 제안했다.
또한 방산 수주는 정부의 외교력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제기된다. HD현대와 한화오션의 경우 갈등을 막 봉합하려는 시기이기 때문에 정부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개별 기업끼리 협업하기에는 기술 공유 등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부와 기업이 원팀을 이루는 것이 진정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정부 차원의 전담조직과 정책적, 제도적 지원에 기업의 독보적 기술력이 조화를 이룰 때 해외 수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bean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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