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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워크 문화' 척결 트럼프 눈치 봤나…월마트, DEI 활동 대폭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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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업체 계약, 유색인종·성소수자 배려 않겠다"

아시아경제

월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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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소매업체 월마트가 사업장 내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기조를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월마트의 이 같은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해 온 ‘워크(woke) 문화’를 척결하겠다고 예고해 온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된다.

월마트는 25일(현지시간) 앞으로 공급업체 계약에서 인종·성별 차이를 배려하지 않을 것이며 웹사이트에서 일부 성소수자 관련 상품을 삭제하는 등 일부 DEI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직원 대상 인종 평등 교육의 축소, 성소수자 옹호 단체에 대한 지원 중단 검토도 포함된다.

이는 반(反) DEI 활동가인 로비 스타벅이 연중 최대 쇼핑 행사인 블랙 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월마트에 대한 불매운동을 주도하겠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이후 발표된 조치다. 엑스(X·옛 트위터)에서 70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스타벅의 DEI 비판 글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리트윗하며 파급력을 키워왔다.

다만 월마트 측은 DEI 역할 축소 조치는 스타벅의 압박 이전부터 논의돼 온 것이라고 일축했다. 월마트 대변인은 “모든 직원, 고객, 공급업체에 기회의 문을 열고 소속감을 조성하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시행하게 된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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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DEI 활동에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치고 있는 트럼프 당선인이 재집권하자 월마트가 꼬리를 내린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 고문단에는 머스크 CEO를 비롯해 DEI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는 인사가 여럿 포함돼 있다. 차기 백악관 부비서실장으로 임명된 스티븐 밀러 전 백악관 선임고문은 DEI 활동이 백인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라며 관련 기업을 고소하고 연방 정부에 이의를 제기한 전력이 있다. 지난 20일 마이크 존슨 미 연방 하원의장(공화·루이지애나)은 트랜스젠더 여성의 워싱턴D.C. 연방 의사당 및 하원 건물 내 여자 화장실 사용을 금지한 것은 트럼프 2기 정부 들어 DEI에 대한 기조가 어떻게 변화할지 가늠할 수 있는 ‘미리보기’라는 해석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월마트의 이 같은 결정은 미국 기업 전체에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월마트는 2020년 백인 경찰에 의한 아프리카계 미국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유색인종을 위해 더 많은 공헌을 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DEI 활동에 적극적인 기업 중 하나였다. 월마트의 2024년 최신 문화 및 다양성 보고서를 보면, 월마트의 미국 신입사원 중 49%가 여성이며 이 중 29%는 유색인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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