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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스라엘·헤즈볼라 휴전협상 급진전…그 뒤엔 바이든 이 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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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달 1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운데)가 예루살렘에서 열린 안보 내각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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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26일(현지시간) 안보 내각 회의에서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와의 휴전안을 최종 승인할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연정 내 극우 성향 장관들의 반발에도 휴전안 승인 문턱까지 간 데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임기 말 유엔(UN)을 이용해 압박한 카드가 먹혔다는 분석이 이스라엘 내에서 나온다.



바이든 막판 압박이 이스라엘 움직였다?



현지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헤즈볼라와의 60일간 휴전안을 최종 승인할 이스라엘 안보 내각 회의가 이날 텔아비브에서 오후 5시30분~오후 9시(한국시간 27일 0시30분~4시) 열린다. 한 이스라엘 관리는 매체에 “이스라엘은 미 (바이든) 정부가 임기 마지막 몇 주 안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로 이스라엘을 제재할 수 있다는 두려움에 휴전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다른 현지매체 채널12는 전날 휴전 문안이 확정됐다고 보도했다. 레바논 소식통 4명은 로이터 통신에 “바이든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곧 휴전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엘리아스 부 사브 레바논 의회 부의장은 “네타냐후가 마음을 바꾸지 않는 한 미국이 제안한 휴전을 이행하는 데 ‘심각한 장애물’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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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예루살렘 크네세트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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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감시위원회엔 프랑스도 포함



외신들이 보도한 휴전안 초안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에서 철수하고, 헤즈볼라는 중화기를 이스라엘 국경에서 약 30㎞ 떨어진 레바논 리타니강 북쪽으로 이동시킨다. 레바논군은 휴전 초기 60일간 기존 유엔평화유지군과 함께 국경지대에서 무력 충돌을 막는다. 미국은 휴전안 이행을 살피는 5개국 국제감시위원회를 이끌고, 헤즈볼라가 협정을 어기고 군사 작전을 펼치면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 지원도 보장한다. 국제감시위원회엔 프랑스가 들어간다.

휴전이 성사되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기습당한 다음날인 지난해 10월 8일 시작된 헤즈볼라와 교전이 13개월 만에 끝나게 된다. 이스라엘군이 2006년 이후 18년 만에 시작했던 레바논 지상전도 2달 만에 멈춘다. 레바논에선 지난 2달간 이스라엘 공습 등으로 3700여 명이 숨졌고 이스라엘에선 헤즈볼라 군사 작전으로 140여 명이 숨졌다. 이스라엘에서 약 6만 명, 레바논에서 약 100만 명의 이재민도 발생했다.

헤즈볼라는 한동안 가자 전쟁이 끝날 때까지 휴전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다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이스라엘군 공습에 사망한 뒤 휴전 논의에 우호적으로 바뀌었다. 이스라엘도 일단 레바논에 한정된 휴전을 추진하며 극우 정당 등에 대한 설득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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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타유네의 건물을 겨냥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화염이 분출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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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ICC 체포영장도 영향?



그간 미국 등의 압박에도 강경하던 이스라엘이 레바논 휴전을 적극 검토한 배경에 지난 21일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전쟁범죄 혐의로 네타냐후 총리 등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게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관측이 있다. 미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 소식은 네타냐후가 아모스 호치스타인 미국 특사와 회담을 하던 중 나왔고 프랑스가 ICC 방침을 이행할 것이라고 발표하자 네타냐후는 분노했다.

다음날 바이든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과 대화를 나눴고, 프랑스는 이스라엘의 관계 개선을 위한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했다. 호치스타인 특사는 네타냐후 총리에게 이스라엘이 앞으로 며칠 안에 협상에 나서지 않으면 중재자 자리를 철회하겠다고 위협하는 메시지도 보냈다.

이후에도 미국은 바쁘게 움직였다. 25일엔 미 국방부의 중동 정책 책임자인 댄 샤피로 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가 이스라엘에서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 등을 만났다. 브렛 맥거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중동·아프리카 조정관은 26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잠재적인 가자 휴전과 인질 귀환 촉매제로서 레바논의 휴전 협정 가능성을 논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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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나비 베리 레바논 국회의장(오른쪽)이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미국 특사 아모스 호치스타인을 만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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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말기의 ‘외교적 승리’될까



WSJ은 “이스라엘-헤즈볼라 휴전은 바이든 행정부 말기의 외교적 승리를 의미한다”며 “이스라엘과 이란을 전쟁 직전까지 몰고 간 지역 갈등의 한 전선을 진정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막판 무산 가능성도 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전날 “우리는 가까운 지점까지 왔다”면서도 “아직 (휴전 합의에) 도달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헤즈볼라가 휴전 협정을 위반하면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군사작전을 재개할 수 있다는 조항도 막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스라엘내 여론도 변수다. 극우파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헤즈볼라를 제거할 역사적 기회를 놓치는 것”이라며 휴전 제안 거부를 촉구했다. 이스라엘 북부의 키르야트시모나 시장 아비하이 스턴도 “어째서 완전한 승리에서 완전한 항복으로 가려고 하나”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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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에 이스라엘 북부 국경에서 촬영된 영상에서 추출된 이 사진은 레바논 남부 마을의 파괴된 주택을 보여준다. 신화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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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현 기자 baek.il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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