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당시 충북도는 재난안전대책본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행정안전부에게 경고장까지 받았지만, 진실 규명을 위한 어떠한 책무도 하지 않고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오송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생존자협의회, 시민대책위원회는 26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조사로 오송참사 원인을 규명해 달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6월 행안부 장관이 충북 도지사에게 오송 궁평2지하차도 참사 책임이 있음을 규명하는 경고장을 보냈다"며 "그러나 경고장은 11월이 돼야 홈페이지에 게시되는 등 충북도는 참사와 관련 진실을 은폐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행안부 경고장은 참사 이후 16개월동안 책임 회피에만 전념했던 충북도의 책임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뻔뻔하게도 당시 재난안전실장이었던 신용근 충북기업진흥원장은 '오송 참사 책임을 처벌에 치우친 사건 해결 방식에 문제가 있다'며 중대재해처벌법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또 "정부 차원 조사는 참사 초기 국무조정실 이후 전무했고, 충북도는 재난심리회복지원단 회의를 한 차례도 열지 않은 사실이 행정사무감사에서 드러났다"며 "참사 이후 유가족과 피해자들 삶은 무너지고 있지만, 도와 정부, 국회는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가족과 생존자들이 눈물로 쓴 친필 엽서를 22대 국회의원 300명에게 보낼 것"이라면서 "오송 참사 원인이 밝혀지고 다시는 이런 사회적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이 마련되기를 소원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충청일보의 단독보도로 김영환 도지사가 행안부장관으로부터 오송 궁평2지하차도 참사 발생 당시 도 재난안전대책본부장으로서 임무를 소홀히 했다는 경고장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행안부가 벌인 특별감사 결과로 지난 6월 작성됐다.
경고장에는 '도재난안전대책본부는 2023년 7월 15일 당시 재난 대응 최고단계인 비상 3단계 상황에서 미호강에 대한 홍수경고 발령 사실을 통보 받았고 수차례에 걸쳐 관련 기관으로부터 미호천교 인근 제방범람 위험을 전달 받았음에도 궁평2지하차도가 침수될 때까지 대책을 마련하거나 수위 모니터링, 지하차도 통제를 지시하지 않는 등 재난안전대책본부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고 적시됐다.
현재 검찰은 궁평2지하차도 참사와 관련 중처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김 지사와 이범석 청주시장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며 기소 여부를 검토 중이다.
행안부가 김 지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인정한 것이 검찰의 혐의 적용 여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7월 15일 오전 8시 40분쯤 궁평2지하차도 인근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유입된 하천수로 당시 지하차도를 지나던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되고 14명이 숨졌다.
/배명식기자
<저작권자 Copyright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