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의존했던 육종법에 AI 접목
2027년까지 59개 품목 디지털화
기상재해 피해 연간 1514억 예방
권재한 농촌진흥청장 농진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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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인 연구개발(R&D)을 통해 기후위기 문제를 해결할 기술을 개발하고 보급하겠다. 디지털 육종과 농업 위성이 그 해결책이다."
26일 세종 정부청사에서 만난 권재한 농촌진흥청장은 "기후변화로 식량안보가 더욱 중요해진 상황에서 농업 생산성 향상을 통한 식량주권 확보도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 7월 취임한 권 청장은 최근 '농업 R&D 혁신방안'을 발표하고, 농업·농촌이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개발 전략을 제시했다. 혁신방안에서 주요 과제로 꼽은 것 중 하나가 기후위기다. 농진청의 기술력은 농촌에 닥친 변화를 예방·극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제2의 반도체, 디지털 종자
농진청은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디지털 육종 플랫폼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디지털 육종은 경험에 의존하던 전통적 육종 방법에서 한 차원 진보해, 유전정보와 빅데이터,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농업 생산성을 높이고 기후변화 및 환경에 적합한 품종을 개발하는 기술이다. 육종이란 농작물을 개량해 실용 가치가 높은 새로운 품종을 육성·증식·보급하는 농업기술을 말한다. 권 청장은 "농촌진흥청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도구로 디지털 육종 기술을 선택하고, 개발을 진행 중"이라면서 "디지털 육종을 통해 기후위기에 강한 품종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진청은 2025년까지 디지털 육종의 기본이 되는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기존 품종개발 연구자가 수첩에 적어두던 아날로그 정보를 디지털로 전환하고, 데이터를 플랫폼에 쌓는 작업이다. 현재는 벼를 중심으로 진행 중이지만, 내년에는 참깨, 팥, 국화 등 17개 품목으로 확대하고, 2027년까지 59개 품목을 디지털로 전환할 계획이다. 디지털화란 벼를 예로 들면 품종개발 연구자가 보유한 병해충, 수량, 밥맛 등 표현형 정보와 유전형 정보를 연계해 딥러닝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다. 권 청장은 "디지털 육종으로 기후위기에 강한 품종을 개발할 수 있고, 개발 기간도 단축될 것"이라며 "농진청의 스피드 브리딩 기술로 품종 육성 기간을 기존 13년에서 7.8년으로, 약 6년 단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공위성이 논밭을 살핀다
농진청은 2025년 하반기 농업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다. 국내 첫 농업위성이다. 이를 위해 농촌진흥청과 산림청, 우주항공청이 공동으로 농림위성 4호를 개발 중이다. 4호 농림위성은 전국 단위 농업관측 정보를 생산하는 데 최적화된 센서를 탑재했다. 120㎞ 광역 관측 폭으로 한반도를 3일 만에 촬영할 수 있다. 농진청은 기상재해를 10% 예방할 경우 연간 1514억 원의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권 청장은 "농림위성 발사는 위성 정보를 바탕으로 예측 가능한 영농 시대를 실현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며 "위성은 궤도에 안착한 후 하루에 지구를 열네 바퀴씩 돌며, 사흘에 한 번 한반도를 촬영해 영상 정보를 보낸다. 정기적으로 전송되는 작물 재배지 영상은 재배 면적 변화나 생육 이상 등을 비교 분석할 수 있어 빠른 대응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벼, 배추, 콩, 밀, 마늘, 양파 등 6개 작물의 관측 체계를 내년까지 마련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는 홍수·가뭄·산불 등 실시간 재난 현황 조사에 필요한 기술 개발과 중장기적으로 주요 재배지 변동, 생태 변화 등 기후변화 대응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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