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생활동반자법 등 '법적 가족' 범위 넓히려는 시도 이어져…미혼부의 혼외자 출생신고 여전히 개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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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우성이 모델 문가비가 낳은 아들의 친부로 밝혀진 가운데 혼외자의 상속과 호적 등재 여부 등 법적 지위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24일 정우성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는 "문가비씨가 SNS(소셜미디어)에 공개한 아이는 정우성의 친자가 맞다"며 "아이의 양육 방식에 대해서 최선의 방향으로 논의 중이다. (정우성은) 아이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예계에 따르면 2022년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정식으로 교제한 사이는 아니었으며 결혼 계획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우성은 다른 교제 중인 연인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정우성은 가정을 꾸리지 않고 혼외자에 대한 양육비만 내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 따르면 정우성이 자신의 친자에 대해 자녀가 맞다고 '인지(인정)'한 만큼 친자는 양육비와 상속권을 갖게 된다. 현재는 아이가 한 명이라 상속분이 100%다. 원칙적으로는 정우성의 성을 따르지만 부모의 합의에 따라 문가비의 성을 따를 수도 있다.
양육비의 경우 통상적으로 서울가정법원 양육비 산정 기준표에 따른다. 부모의 수입이 월 1200만원 이상인 최고 구간의 경우 양육비가 월 200만~300만원이다. 그러나 실제 금액은 부모가 협의로 정하기 때문에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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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외자 출생 1만명 시대…20대 42% "비혼 출산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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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우성이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60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 2024.05.07./사진=뉴시스 /사진=김혜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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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이처럼 부부가 아닌데 아이를 갖는 경우는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해 혼인 외 관계에서 태어난 신생아는 1만명을 넘어섰다.
통계청의 '2023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외 출생자는 1만900명으로, 전체 출생아(23명)의 4.7% 수준이다. 혼인 외 출생자는 2013년 9300명에서 2020년 6900명까지 줄었다가 2021년(7700명), 2022년(9800명)에 이어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증가했다.
다만 이는 OECD 회원국의 평균 혼외 출생률(41.5%)에 비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비혼 출산에 대한 청년층의 인식이 변화하면서 앞으로 혼외 출생률이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통계청의 '2024년 사회조사'와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20∼29세 중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응답은 전체의 42.8%를 차지했다. 2014년(30.3%)보다 12.5%포인트(p) 증가한 수치다.
국회에서는 이러한 가족 형태의 변화를 법 테두리 안에서 뒷받침하려는 법안들이 꾸준히 발의돼왔다. 지난 5월 개의한 22대 국회에선 아직 관련 법안 발의가 거의 없지만, 21대 국회에선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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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 출산·생활동반자' 등 가족범위 확대 법안 다수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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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현안 관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비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11.12. /사진=뉴시스 /사진=고승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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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지난해 4월 혈연이나 혼인으로 맺어지지 않은 '생활동반자' 관계를 법적 가족으로 인정하는 내용의 '생활동반자에 관한 법률'을 국내 최초로 발의했다. 당초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대 국회 당시 생활동반자법을 준비하며 토론회까지 열며 공론화에 나섰지만 발의에 이르진 못했다.
이 법안은 생활동반자 당사자에게 동거 및 부양·협조의 의무를 규정하고, 이들에게 △일상가사대리권 △가사로 인한 채무의 연대책임 △친양자 입양 및 공동입양 등 혼인에 준하는 권리와 의무를 부여했다. 생활동반자 당사자는 소득세법상 인적공제를 받을 수 있고, 국민건강보험법상 건강보험의 피부양자 자격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장혜영 전 정의당 의원은 지난해 5월 생활동반자법에 더해 '비혼출산 지원법'(모자보건법 개정안), '혼인평등법'(민법 개정안) 등 법적 가족의 범위를 늘리는 취지의 3개 법안을 발의했다. 생활동반자, 비혼출산, 동성부부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법적으로 인정하고 보장하자는 취지다.
이들 법안은 모두 임기만료 폐기됐으며, 용 의원은 생활동반자법을 22대 국회에서 재발의하기 위해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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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홀로 키우는 미혼부들, 여전히 법 사각지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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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호주제가 폐지됐음에도 자녀의 성은 부(父)의 성과 본을 따르도록 하는 현행 민법을 개정하기 위한 시도도 있었다. 이같은 현행법이 사실혼 가족, 한부모 가족, 비혈연 가족, 다문화가족 등 다양한 가족을 비정상화하고 차별한단 이유에서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 정춘숙 민주당 의원 등이 민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으나 임기만료 폐기됐다.
미혼모와 달리 미혼부는 혼외자의 가족관계 등록이 용이하지 않은 현행법의 미비점을 개선하려는 가족관계등록법 개정안도 박광온 전 민주당 의원, 조수진 전 국민의힘 의원 등에 의해 다수 발의됐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현행법상 혼인 외 출생신고는 '모(母)'가 하도록 규정돼 있다. 친모 부재 시 미혼부가 유전자 검사를 통해 출생신고를 할 수 있는 일명 '사랑이법'이 2015년 통과됐지만 '친모의 성명과 주민등록번호를 알 수 없는 경우, 친모가 소재 불명인 경우'와 같이 극히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허용돼 아이가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할 우려가 있다.
헌법재판소가 지난 3월 혼외자에 대한 생부의 출생신고를 어렵게 하는 가족관계등록법 제46조 제2항 등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결론 내려 관련 입법이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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