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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사설] ‘김건희 특검법’ 3번째 거부권, 언제까지 이럴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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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0월11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필리핀, 싱가포르 국빈 방문 및 라오스 아세안 +3 회의를 마치고 귀국하며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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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6일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또다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벌써 세번째다. 국민 앞에서 변화를 약속해놓고, 쇄신의 요체나 다름없는 ‘김건희 특검법’을 또다시 거부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행태다. 국민의힘은 국회로 돌아온 ‘김건희 특검법’을 수용해 민심에 적극 부응해야 한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대변인실 명의의 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사실을 알렸다. 앞서 오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야당이) 여당과는 어떠한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통과시켰다”며 재의요구안을 상정했다. 한 총리는 특검 후보를 대법원장이 추천하되 야당이 ‘비토권’을 갖도록 한 내용에 대해 “제3자 추천의 형식적 외관만 갖췄을 뿐 실질적으론 야당이 특검 후보자 추천을 좌지우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했고, “검찰과 공수처에서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특별검사를 도입함으로써 특별검사 제도의 보충성·예외성의 원칙을 훼손한다는 본질에는 전혀 변화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간 김 여사와 관련된 숱한 의혹은 국가권력의 조직적 비호 아래 묻히거나 ‘면죄부’를 주는 일이 반복되어왔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은 공범들은 모두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인데, 검찰은 김 여사 수사만 유독 4년6개월 동안 질질 끌다가 끝내 불기소 처분했다. 관저 공사 과정에서 김 여사와 관계된 업체에 대한 특혜 의혹이 불거졌으나 감사원 감사는 김 여사 앞에서 멈췄다. 명품 백 수수 의혹은 불기소됐고, 최근엔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와 관련된 공천 개입, 불법 여론조사 등 각종 의혹이 폭로되고 있다. 검찰의 편파·특혜 수사를 목도한 상황에서, 현 정권의 성역인 김 여사를 엄정히 조사할 수 있는 주체는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특검밖에 없다.



이번 특검법을 포함해 윤 대통령이 취임 이후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은 25건에 이른다. 이 가운데 6건이 본인(채 상병 특검법)과 배우자(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수사 법안이다. “방탄용 거부권 행사”(더불어민주당)라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다. 윤 대통령은 김건희 특검법을 “정치 선동”이라 했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건희 특검법’에 지지를 보내는 민심은 64%(전국지표조사 기준)에 이른다. 이젠 민심에 국회가 응답할 차례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항상 강조하는 ‘국민 눈높이’는 여당의 특검법 수용으로 귀결되어야 한다. 국민은 언제까지 마냥 참기만 하진 않는다.



한겨레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56회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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