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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확산되는 與 '당게' 논란…중립지대에서도 "한동훈, 확실히 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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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기자(ghin2800@pressian.com)]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이른바 '당원게시판 논란'에 대해 침묵을 깨고 "무리한 공격, 협잡"이라고 날을 세웠지만,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약한 의원들까지 한 대표 비판 여론이 확산되는 등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친윤계 김민전 최고위원과의 설전 이후 한 대표의 당내 입지가 오히려 흔들리는 모양새다.

한 대표는 앞서 지난 25일 국회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당원게시판 내 본인 가족 명의 윤석열 대통령 비방 글 의혹에 대해 "최근에 문제를 제기하려는 사람들을 보면 명태균 리스트에 관련돼 있거나 김대남 사건 등 자기 이슈를 덮으려는 의도가 보인다"며 "친한 분들끼리 주고받으면서, 언론이 기사화를 안 해주니까 기존에 저를 공격했던 정치인들이 돌림노래하듯 돌아가며 (논란을) 키운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특히 "저를 어떻게든 끌어내리려던 사람들이 총선 때부터 있었지만 저는 당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자제해 왔다"며 "그런데 비슷한 사람들이 비슷한 방식으로 무리한 공격, 협잡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해 최근의 당원게시판 논란이 본인을 당 대표 자리에서 '끌어내리기 위한' 조직적인 공세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한 대표는 당일 최고위 석상에선 당원게시판 논란을 제기한 친윤계 김민전 최고위원과 설전을 벌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 관련기사 : 친윤 파상공세에 한동훈 작심 반격 "당게, 대통령 욕하라고 만든 것") 주로 친윤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제기된 당원게시판 논란에 대해 '계파적 공격'이라는 프레임으로 적극 반격에 나선 셈이다. 한 대표는 해당 발언 전까지는 이 논란에 대한 언급 자체를 최소화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한 대표의 이 같은 반격에도 불구, 당원게시판 논란과 관련한 당내 여론은 오히려 악화하는 모양새다. 특히 한 대표가 언급한 '명태균 리스트' 관계자나 친윤 그룹이 아닌, 비교적 계파색이 옅다고 평가되는 의원들에게서도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힘 소장파로 꼽혀온 김용태 의원은 26일 오전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대표를 겨냥 "객관적인 시각에서 보자면 대표께서 일을 키우시는 거 아닌가 아쉬움이 있다"며 "(의혹에 대한 본인의) 입장을 말씀하시고 넘어가면 됐을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게 의혹들이 점점 양산되고 여기에 대한 가족들이 했는지 안 했는지에 대한 입장이 없으시다 보니까 오히려 대표께서 그런 위기를 초래하시는 거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지금이라도 여기에 대해서 의혹에 대해서 대표께서 그냥 말씀하시고 넘어가면 또 해명할 일이 있으면 해명하고 또 만약에 사과해야 할 일들이 있으면 대표, 리더로서 지도자로서의 그건 사과하고 넘어가면 되는 일"이라며 "이것이 계속 당내 갈등으로 야기되는 것은 저는 대표한테도 별로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계파 간 갈등구도를 떠나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 키 자체가 한 대표에게 있다는 취지의 지적이다.

그는 이어서도 "(한 대표 본인이) 얼마든지 가족한테 이 사실 여부를 확인해서 당원들께 사실 여부를 말씀드리고 넘어가면 될 일"이라며 "(한 대표가) 뭔가 확실한 답을 주시지 않고 계속 이러한 다른 답변을 주신다면 이것이 저는 대표한테도 지금 지도부한테도 결코 좋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한 대표가 기자들에게 "익명 게시판에서 대통령 욕할 수 있고 당대표 욕할 수 있는 것 아니냐 왜 이런 거를 조사하라고 그러냐"라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대표의 생각은 당연히 존중해야 한다"면서도 "조롱이나 지도자라든지 여당의 어떤 그런 의원들을 향해서 희화화하거나 이러한 것은 정당 게시판에서 익명성이라는 이름으로는 합리화하기 조금 다른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서도 "(한 대표 본인이) 얼마든지 가족한테 이 사실 여부를 확인해서 당원들께 사실 여부를 말씀드리고 넘어가면 될 일"이라며 "(한 대표가) 뭔가 확실한 답을 주시지 않고 계속 이러한 다른 답변을 주신다면 이것이 저는 대표한테도 지금 지도부한테도 결코 좋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지난 총선 국면 당시 경북 의성·청송·영덕·울진 경선에서 친윤계 김재원 당시 후보를 꺾고 공천을 받았던 박형수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날 한 대표와 김 최고위원 간 설전을 가리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이 국민들도 보는 앞에서 언론 앞에서 그렇게 공개적으로 설전을 벌이는 것은 별로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는다"고 책임론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특히 "비공개 회의에서도 충분히 문제 제기를 할 수 있고 협의를 하고 토의를 할 수 있는데 그렇게 공개적인 자리에서 얘기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며 "이 문제가 좀 정치적으로 해결될 필요는 있다고 생각을 한다"고 했다. 한 대표가 용산 혹은 친윤계 측과 이른바 '물밑 협상' 없이 공개발언으로 갈등을 노출시킨 점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셈이다.

박 의원은 한 대표가 가족 명의 비방 글의 사실관계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는 데 대해서도 "해명이 충분치 않다면 어쨌든 당 대표가 어떤 입장 표명을 해야 되긴 해야 될 것"라며 "어쨌든 한동훈 대표의 지금까지의 이미지가 있지 않나. 지금까지의 기존 정치인들과 다른 깨끗한 이미지, 신선함, 이런 것을 계속 살려나가려면 오히려 그런 부분에 대해서 선제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라고 지적했다.

당내 비한계 측에서도 공세에 참전했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대표가 빨리 정치적으로 매듭지어야 된다"며 "가족이라면 딱 사과하고 빨리 다음 단계로 가야지 이게 시간을 끌면 끌수록 뭐냐, 분열은 탄핵을 부르는데 분열이다"라고 했다. 그는 "자꾸 법적인 리걸 마인드로 봐야 될 문제가 아니라 폴리티컬 마인드로 봐야 될 문제"라고 한 대표의 정치적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윤 의원은 전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해당 논란과 관련 "(핵심은) 가족분들이 (비방을) 했냐 안 했냐, 정말로 그런 식으로 어떤 여론 조작을 했냐 안 했냐 이것"이라며 "(논란에 대한 대응이) 한 대표답지 않다는 게 자꾸 이렇게 물러서고 소극적으로 회피하는 그런 반응을 보이신다"고 꼬집은 바 있다. "많은 당원들이 한동훈 대표가 내 가족이 안 썼다 그냥 속 시원히 한마디 해줬으면 하고 바라는 분들이 많다"고도 했다.

그에 앞서 나경원 의원 역시 24일 본인 SNS에 쓴 글에서 "좀 기다리려 했다. 한 대표가 현명하게 처신해 주길 기대했다"면서도 "책임 있는 당 대표라면 이 의혹에 대해 물타기 조사만 할 것이 아니라 가족 명의에 대해서 사실을 밝히고 그것이 맞다면 당장 사과해야 한다"고 한 대표를 정면으로 겨냥한 바 있다. 나 의원은 용산·친윤계와 가깝다고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지난 2번의 전당대회 때마다 이들과 갈등을 빚었던 이다. 당원게시판 논란이 한 대표의 명확한 해명 없이 계속되면서 한 대표에 대한 비판여론도 점차 확산되는 모양새다.

프레시안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26일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열린 제8회 MBN 보고대회 '1인 1로봇 시대가 온다'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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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기자(ghin2800@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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