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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당원게시판' 늪에 빠진 與…韓 리더십 타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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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없는 분란 만들어내는 사람이 문제"
이재명 무죄 선고에 여권 내분만 부각
전문가 "한동훈 대표 논란에 답할 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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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을 연일 흔들고 있는 '당원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방어적 자세로 일관하던 한동훈 대표가 새롭게 내세운 논리는 '분란을 만들지 않기 위한 의도적 침묵'이다. 해당 논란을 '당 대표 흔들기'로 규정하고 분란을 키우려는 의도와 세력을 돕지 않겠다는 것이다. /임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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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국민의힘을 연일 흔들고 있는 '당원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방어적 자세로 일관하던 한동훈 대표가 새롭게 내세운 논리는 '분란을 만들지 않기 위한 의도적 침묵'이다. 해당 논란을 '당 대표 흔들기'로 규정하고 분란을 키우려는 의도와 세력을 돕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 대표의 대응에도 불구하고 내홍은 더욱 심화하는 모양새다. 비교적 계파색이 옅은 의원들까지 한 대표의 직접 해명을 요구하면서 일각에선 이대로라면 국민의힘에 의한 '정국 분위기 반전'은 어려울 뿐만 아니라 한 대표의 정치적 리더십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한 대표는 26일 당원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충돌이 발생하는 등 당이 자중지란에 빠지는 게 아닌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없는 분란을 불필요하게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문제"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는 전날 해당 논란에 대해 "당 대표를 흔들고 공격하려는 연장선상"이라며 "당의 자해적인 이슈에 대해 일관되게 언급을 자제해왔는데 이를 악용해 어떻게든 분란을 만들어내려는 흐름이 있다"고 밝힌 것과 비슷한 취지의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당초 한 대표 측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잇따른 1심 선고 등 큰 사건들을 지나면서 논란이 자연스레 잠재워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이 대표가 위증교사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국민의 시선은 여당으로 옮겨졌고, 오히려 당의 내분만 부각됐다.

또 논란을 둘러싸고 공식석상에서의 정면 충돌까지 발생했다. 사실 당내 계파갈등이나 계파 간 기싸움은 있어왔지만 이처럼 공개적인 자리에서 수면 위로 드러난 건 이례적이다.

25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대표와 김민전 최고위원은 설전을 벌였다. 김 최고위원이 당원게시판 논란을 재차 언급하자 한 대표는 "발언할 때 사실관계 좀 확인하고 말씀하면 좋겠다"며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후 비공개 회의에서도 친한(친한동훈)계와 친윤(친윤석열)계 당직자 사이 일부 고성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당원게시판 논란으로 빚어진 공개 설전과 관련해 발언을 신중히 할 것을 주문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런 문제로 당에서 이견이 장기간 노출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어제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부 참석자들이 발언에 조금 신중해야 될 필요가 있었다는 데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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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지도부의 자중 요구에도 당원게시판 논란을 두고 당 안팎에서 날이 선 발언들이 나오는 상황이다. 사진은 김민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난7월2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배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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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지도부의 자중 요구에도 당원게시판 논란을 두고 당 안팎에서 날이 선 발언들이 나오는 상황이다.

친윤계는 한 대표가 직접 입장 표명해 논란을 잠재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대표의 가족이 논란이 되고 있는 글을 썼는지 안 썼는지 정확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대구시교육청에서 진행된 인구위기 대응방안에 대한 특강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한 대표에게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그는 "만약 한 대표 가족이 대통령을 비난하는 부분이라든지, 그런 부류의 기사를 공유했다면 적어도 당 대표 가족이 그런 일을 했다면 그 부분에 대해 한 대표가 깔끔하게 사과하는 게 먼저"라며 "이 게시판의 내용이 팩트에 대한 것인지 알고 싶다. 당에서 불필요한 것을 말하기보단 게시판 내용에 대한 팩트 확인이 먼저라고 본다"고 말했다.

윤상현 의원도 같은 날 MBC 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 여권의 자중지란을 우려하며 한 대표에게 조속히 논란을 매듭지어 줄 것을 요구했다.

윤 의원은 "당원 눈높이에서는 '가족이냐 아니냐' 이걸 알고 싶어 한다. 만약 (게시글 작성자가) 가족이라면 사과하고 빨리 다음 단계로 가야 한다"며 "민주당이 초래하는 게 아니라, 우리 내부의 자중지란 분열에 의해서 잘못된 정치적 상황으로 갈까 봐 대단히 두렵다"고 했다.

당내 소장파 김용태 의원도 KBS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대표께서 일을 키우시는 거 아닌가"라며 "지금이라도 의혹에 대해서 해명할 일이 있으면 해명하고, 사과해야 할 일이 있으면 대표이자 리더, 지도자로서 사과하고 넘어가면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친한계는 일각에서 논란을 키우는 목적이 '한동훈 흔들기'에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장동혁 최고위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당의 헤게모니 장악을 위한 싸움이 시작됐다. 한 대표 또는 한 대표의 리더십을 끌어내리기 위해서 지금 일련의 일들이 이루어지고 있다"며 "수사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입장을 표명했을 때 그분들은 믿지 않을 것이고, 계속 다른 문제제기를 하면서 또 다른 답변을 요구할 것"이라고 봤다.

당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당원게시판 논란이 한동훈 끌어내리기라는 지적에) 동의를 한다. 어떤 의혹을 제기할 때는 팩트에 근거해야 하는데 문제 있는 글을 전부 본 결과 특별히 문제되는 글이 제가 봤을 때는 없다"며 "합리적인 의혹 제기가 아니다 보니까 이게 좀 공격이 아닌가 이렇게 본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내부가 자중지란인 가운데 한 대표가 해당 논란을 그냥 덮고 넘어가기엔 어려운 상황이 됐다는 게 정치권 중론이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야당이 동력을 회복해 단일대오로 나선 상황에서 해당 논란을 종식시키지 않는 한 여권의 메시지와 행동에 힘이 실릴 수 없다"며 "국민들은 한 대표의 타인과 자신의 허물을 대할 때의 다른 태도를 지적할 것이다. 윤리적으로 깨끗한 이미지와 명쾌함이라는 한 대표의 상징자본이 훼손되지 않게 이제는 답할 때다"라고 설명했다.

su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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