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갑수 충북문화재단 대표이사 인터뷰
광역지자체 중 가장 늦게 조직 꾸렸지만
지리적 장점 살려 사통팔달 허브로 도약
마이스 신수종 산업화 위한 빌드업 진행
국내외서 파트너십 체결, 협의체도 출범
남북부 '스콜라' '전원형' 마이스로 특화
2027년 중부권 마이스 벨트 공식 데뷔전
충청도 특유의 차분함과 여유로움 속 자신감이랄까. 인터뷰 내내 나긋나긋한 어조로 답을 내던 김갑수(사진) 충북문화재단 대표의 목소리에서 어느새인가 강한 힘이 전해졌다.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중 가장 늦은 올 2월에서야 관광·마이스 전담 조직(관광본부)을 신설했지만, 단지 출발이 늦은 것일 뿐 기회를 놓친 건 아니라고 김 대표는 강조했다. 외려 “전국 단위로 관광·마이스 인프라 개발이 한창인 지금부터가 국토 중앙부라는 지리적 장점을 살린 ‘사통팔달’ 허브(Hub) 전략을 펼칠 최적기”라고 했다.
김갑수 충북문화재단 대표 (사진=이선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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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오스코 이어 다목적 체육관, 아트센터 건립
청주 출신으로 30여 년 공직 생활을 마치고 올 2월 재단 대표로 취임한 그는 “최근 가장 자주, 많이 하는 말 중 하나가 ‘충북의 재발견’”이라며 “그동안 안으로 품고만 있던 자원들을 찾아내 지역 발전의 계기, 성장의 동력으로 삼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빛나지 않았을 뿐, 이제라도 꿰기만 하면 금세 보배로 바뀔 서 말 구슬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재단이 마이스를 지역 신수종 산업으로 삼기 위해 진행 중인 다양한 프로젝트를 ‘빌드업’(Build-up)이라는 한 단어로 요약했다. 이어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앞서 확실한 공격 루트를 찾는 전열 가다듬기, 진용 갖추기”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단양, 영동, 충주 등 도내 시군을 비롯해 한국마이스협회, 태국컨벤션전시뷰로(TCEB), 태국인센티브컨벤션협회(TICA) 등 국내외를 넘나들며 맺은 파트너십, 지난달 42개 기관과 기업으로 출범한 마이스 얼라이언스 역시 빌드업의 일환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김 대표는 충북이 앞으로 2~3년 단기간 안에 마이스의 변방에서 중심이 될 것으로 자신했다. 그동안 마땅한 시설이 없어 서울 등 수도권과 세종, 대전 등 인근 도시로 새 나가던 지역 내 행사 수요를 붙잡아 줄 다목적, 다용도의 시설이 속속 개장을 앞두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가까이는 내년 9월 KTX 오송역에서 차로 3~4분 거리인 만수리에 전문 전시장과 회의실을 갖춘 첫 전시컨벤션센터 ‘청주 오스코’(OSCO)가 문을 연다. 얼마 전에는 KTX 오송역 철도 교량 아래 약 10만㎡ 유휴 공간에 전시·회의장을 조성하는 선하부지 개발에도 착수했다. 2027년 7월 청주 흥덕구청 옆 석소동에 7400석 규모 다목적 체육관에 이어 2028년엔 주중동 밀레니엄타운에 300석부터 1000석까지 다양한 규모의 공연장을 갖춘 아트센터도 들어설 예정이다.
김 대표는 “도내 유일한 ‘코리아 유니크 베뉴’인 청남대는 최근 45년 만에 환경 규제가 풀려 식음 시설, 모노레일 등 부대 편의시설 운영이 가능해졌다”며 “청주 추정리 메밀밭, 충주 수안보 슬로우파머 등 최근 SNS에서 화제가 된 명소는 문화·예술 콘텐츠를 더해 전문시설과 연계한 관광 코스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갑수 충북문화재단 대표 (사진=이선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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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미팅’ 활성화해 행사 수요 전역으로 확산
행사 수요를 도 전역으로 고루 퍼뜨리기 위한 권역 단위의 ‘스몰 미팅’ 활성화 구상도 내놨다. 행사 수요가 전문 시설을 갖춘 청주 도심과 오송역 일대 등 중부권으로 몰리지 않게 단양, 제천 등 북부는 학회·협회 타깃의 ‘스콜라(Scholar) 마이스’, 영동과 옥천 등 남부는 힐링, 휴양 콘셉트의 ‘전원형 마이스’ 거점으로 특화한다는 복안이다. 전국구 행사로 모객 능력이 입증된 ‘제천한방엑스포’, ‘오송화장품뷰티바이오엑스포’, 내년 9월부터 한 달간 열리는 ‘영동세계국악엑스포’ 이외에 ‘두루봉 물빛축제’와 같은 중소 규모 지역 축제도 비즈니스 이벤트 요소를 더해 마이스화(化) 시도에 나설 계획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국내 유일한 와인산업특구 영동, 도담삼봉과 옥순봉 등 단양 8경으로 유명한 단양과 제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법주사를 보유한 보은 등을 행사 전후 관광(프리·포스트 투어) 코스로 활용도를 넓히기 위한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했다.
전 세계 150개국 1만5000여 명의 대학생이 참여하는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하계 유니버시아드)는 관광·마이스의 미래 자산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충북은 지난 2022년 충남과 대전, 세종과 함께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가 2년마다 여는 이 대회를 공동 유치했다. 동계와 하계로 나눠 열리는 대회가 국내에서 열리는 건 전주·무주(1997년 동계), 대구(2003년), 광주(2015년)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충북에선 전체 18개 종목 중 농구와 배드민턴, 양궁, 유도, 조정, 기계·리듬체조, 태권도 등 8개 종목 경기가 펼쳐진다. 충북 등은 약 2주간 열리는 대회를 통해 국내외에서 최대 200만 명이 충청권을 방문, 약 2조7000억원의 경제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2027년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가 ‘중부권 관광·마이스 벨트’를 대내외에 선보이는 공식 데뷔전이 될 것”이라며 “대회 개최에 앞선 붐업 조성을 위해 2026년을 ‘충북 방문의해’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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