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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소외층 30년 돌본 의사 김만달씨 "가톨릭대상 내가 받아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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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품 모아 거액 기부한 '고물 할머니' 고복자 씨도 수상

연합뉴스

가톨릭대상 수상자로 결정된 내과의사 김만달 씨
[김만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제 이름으로 상을 받게 됐지만 제가 개인으로서 했다기보다는 엠마우스 회원들이 사랑을 실천한 결과 상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의료 분야에서만 역할을 했는데 제가 상을 받게 된 것이 미안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합니다."

노숙인을 비롯한 소외계층을 30여년간 돌보는 등 나눔과 봉사를 실천한 공을 인정받아 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협의회)와 CPBC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이 수여하는 제41회 가톨릭대상(사랑·생명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김만달(76·세례명 골롬바노) 씨는 2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협의회에 따르면 전남 여수시에서 내과 의사로 활동하는 김씨는 사회복지시설이 부족했던 1986년 우연히 행려 환자와 만난 것을 계기로 노숙인 시설 '엠마우스'를 결성하고 주택을 매입해 노숙인들 생활 공간으로 활용하도록 토대를 마련했다.

그는 입소자들이 퇴소할 때까지 30여년간 돌봤고 나중에는 이 시설을 작은형제회에 기부채납했다. 아울러 지역 사회 소외 계층이나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무료 진료 봉사를 하고 독거노인을 위해 복지시설을 익명으로 지원했다. 10명이 넘는 무연고 선종자를 위해 장례를 치르고 천주교 공원묘지에 안장하는 등 나눔과 봉사를 몸소 실천해 왔다.

김씨는 "사업을 주도적으로 했던 분은 너무 겸손해서 사양하신 것 같다"고 자신이 수상자가 된 배경을 추측하고서 엠마우스 결성 과정을 회고했다.

"빈첸시오회라는 천주교 봉사단체가 어느 날 혼자 어렵게 살고 있는 지병이 있는 분을 모셔 왔어요. 그분이 혼자 물건을 싸서 돌아다니면서 팔아서 모은 돈이 조금 있었습니다."

나중에 그가 "나보다 어려운 분을 위해 써달라"는 유언과 함께 650만원 정도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고 이를 종잣돈으로 삼아 몇 명이 거주할 만할 허름한 집을 구한 것이 엠마우스의 시작이었다는 것이다.

어려운 환경에서 나눔을 실천한 이들은 또 있다.

길거리에서 폐지, 빈 병, 깡통 등을 수집해 모은 돈으로 나눔을 실천한 고복자(세례명 마리아) 씨는 특별상(사랑·생명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약 40년간 재활용품을 수집해 '고물 할머니'로 불리는 그는 1985년 세례를 받은 후 재활용품을 수집해 마련한 돈 3천만원을 가난한 이들을 위해 기부했다. 또 2010년 모현의료센터에 1억원, 2023년 춘천교구청에 사제 양성을 위해 1억원을 기부했다.

선교·문화 부문 본상 수상자로는 암으로 고통받는 이들과 투병 중인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전문 시설인 충북 청주시 소재 성모꽃마을이, 선교·문화 부문 특별상 수상자로는 청년들로 구성된 복음 단체인 '찬양크루 열일곱이다'가 각각 뽑혔다.

시상식은 내달 4일 오후 5시 천주교 서울대교구 명동대성당 코스트홀에서 열린다. 가톨릭대상은 가톨릭정신을 구현하며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한 개인과 단체를 기리기 위해 1982년 제정됐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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