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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HD현대·한화, 60兆 캐나다 수주전서 'K-방산 원팀' 급물살 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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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수주전 고배에 한화·HD현대 '원팀' 물꼬
원팀으로 中위협 따돌리고 수주 경쟁력 ↑
캐나다·폴란드 등 80조 잠수함 수주전 앞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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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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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방산 빅2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해외 방산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원팀' 전략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을 두고 경쟁하던 두 기업이 극적으로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면서부터다.

두 회사가 손을 맞잡으면서 내후년부터 발주가 예상되는 캐나다와 폴란드 잠수함 등 해외 방위산업 입찰에 두 회사가 원팀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사업 규모만 70조원이 투입되는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은 유력한 경쟁 후보이던 일본 업체들이 입찰 참여를 포기하면서 'K-방산 원팀' 구상은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각 세우다 10조 대어 놓쳤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HD현대중공업은 한화오션 관계자들을 향한 명예훼손 등 혐의의 고소를 취하했다. 이번 HD현대중공업의 결정은 지난 22일 한화오션이 HD현대중공업을 상대로 냈던 경찰 고발을 취소한 결정에 대한 화답으로 읽힌다.

앞서 한화오션은 올해 3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HD현대중공업 임원이 개입한 정황을 수사해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제출하고 기자회견을 열어 피의자 신문조서를 공개한 바 있다. 이에 HD현대중공업도 지난 5월 한화오션을 상대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허위 사실 적시,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하며 두 회사 간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그러나 두 회사의 대립 격화는 오히려 양측 모두 손해만 본 주먹질이었다. 호주 정부가 발주한 10조원 규모의 수상함 수주전에서 기업과 정부가 원팀을 구성해 총력전을 펼친 독일과 일본에 밀려 고배를 마신 것.

조선업계에서는 양사가 최근 호주 수상함 수주를 아쉽게 놓치면서 쌓인 앙금을 풀 계기가 마련된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해외 대형 수주전에서 한쪽의 승리보다는 일감을 나눠 승률을 높이는 전략을 택했다는 해석이다.

또 다른 한편에선 중국이 공격적인 투자를 벌이며 글로벌 조선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이는 중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한국 조선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동종업계 간 상호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목소리도 높았다.

이번 양사 간 화해 조성에는 동갑내기 친구로 알려진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간 사전 교감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한국 조선업계에 협력을 요청하고, 글로벌 조선 시장이 중국의 수주량 독주로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두 국내 대표 조선기업이 손을 잡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오션 측은 이번 고발 취하 배경에 대해 "세계가 대한민국 조선업을 주목하는 가운데 해양 방산 수출 확대라는 목표를 위해 내린 결정"이라며 "고발 취소를 통해 상호 보완과 협력의 디딤돌을 마련하는 것이 현 시점에서 국익을 위한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HD현대중공업 역시 이번 결정을 통해 업계 간 협력을 강화하고 한국 방산의 수출 확대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는 뜻을 전했다. 이와 동시에 정부의 원팀 전략에 적극 협조한다는 게 두 회사의 공통된 입장이다.

사실 두 회사의 방산 협력 의지는 지난달 말 있었던 HD한국조선해양 컨퍼런스콜에서도 엿보였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함정사업에서 한화오션과의 관계문제를 짚으며 해외 방산 프로젝트의 경우 양사 협력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문한 것인데, 이에 대해 최태복 HD한국조선해양 특수선국내영업팀 상무는 두 회사가 한 팀로 가야한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 당시 최 상무는 "함정 사업은 안정적인 물량을 서로 확보해 기술 발전을 해나가고, 해외 사업은 팀 코리아로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80조 사업 눈앞… '팀 코리아' 한 배 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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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맞춤형 잠수함 모델 KSS-III CA./자료=HD현대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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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고소·고발 취하로 양사는 해외 대규모 방산 프로젝트에서 협력할 가능성이 커졌다. HD현대중공업은 수상함, 한화오션은 잠수함에서 차별화된 역량을 가지고 있어 시너지가 발휘될 것으로 보인다.

호주 수주는 물 건너 갔지만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에게는 아직 캐나다, 폴란드, 필리핀 3개국이 발주할 잠수함 사업이 남았다. 세 잠수함 사업의 합산 규모만 약 80조에 달한다.

세 곳 중 가장 큰 시장은 캐나다다. 캐나다 해군은 '캐나다 순찰 잠수함 프로젝트(CPSP)'의 사업을 추진 중이다. CPSP는 노후한 빅토리아급 잠수합 4척을 3000톤급 신형 디젤 잠수함 12척으로 교체하는 사업이다. 업계는 해당 사업 규모를 한화 약 70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계약자 선정은 이르면 2026년 발표된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 잠수함 사업에 입찰할 예정이던 일본 카와사키중공업과 미쓰비시중공업이 납기 문제 참여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방산 2가 손잡고 입찰에 나선다면 수주 가능성도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은 폴란드다. 폴란드는 잠수함 현대화 사업의 일환인 '오르카(ORKA)'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3척의 신형 잠수함을 도입하는 것이 목표이며 사업 규모는 약 4~8조원으로 추정이다.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갈등을 빚고 있는 필리핀은 약 2조원 규모의 중형급 잠수함 2척을 발주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필리핀 연구기관(OCTA Research)의 조사에 따르면 필리핀 국민의 76%가 중국을 자국에 대한 ‘최대 위협’으로 인식, 해양 안보 강화 의지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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