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M갤러리, 호르헤 파르도 개인전
예술과 건축, 디자인 경계 허무는 작가
호르헤 파르도 전시 전경. Installation view of Jorge Pardo [사진제공 = PKM갤러리]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 종로구 삼청동 PKM갤러리는 쿠바계 미국 작가 호르헤 파르도의 개인전을 2025년 1월 11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02년 이후 22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그의 개인전으로, 신작 20여 점을 통해 예술과 디자인, 그리고 공간 미학을 탐구하는 파르도의 독창적 작품 세계를 조명한다.
호르헤 파르도는 빛과 색채, 그리고 유기적 형태를 활용한 기능적 소재를 순수미술의 언어로 확장한 작가다. MoCA로부터 전시 제안을 받았을 때, 자신의 집을 작품으로 내놓은 그가 주목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파르도가 생물학을 전공하고 이후 순수미술을 공부한 예술가였기 때문이다. 건축이나 정식 디자인 교육을 받지 않았음에도 예술, 건축, 디자인을 결합한 독창적 작품 세계를 구축한 그의 작품세계를 두고 '기능적 조각'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호르헤 파르도 Jorge Pardo, Portrait, 2022 [사진제공 = PKM갤러리]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작가는 자신의 작업이 단순히 예술적 이상을 넘어 개인적 탐구와 실험의 결과라고 말한다. 현재 멕시코 메리다로 거주지를 옮겨 작업 공간과 주거지를 통합한 복합 공간을 구축한 그는 자신의 작품 철학에 대해 "실용에서 출발하지만, 단순한 공상이 아닌, 현실 속에서 구체화한 가능성"을 추구한다고 강조한다.
그의 작업은 디자인, 건축, 인테리어, 순수미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미적 아름다움과 실용성을 동시에 담아낸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시그니처 작업인 램프 조각을 포함해 수납장, 벤치, 카펫과 같은 디자인 요소들을 함께 선보이며, 공간을 하나의 예술적 경험으로 변모시킨다.
호르헤 파르도 전시 전경. Installation view of Jorge Pardo [사진제공 = PKM 갤러리]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램프 조각은 1980년대부터 이어온 파르도의 연작으로, 조명의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조각적 요소를 결합한 독자적 작품이다. 전시에서 소개하는 작품들은 레이저 커팅 기술을 활용해 분자 구조, 벌집, 척추를 연상시키는 유기적 형태를 구현하며, 빛의 흐름과 색채의 조화를 탐구한다.
함께 선보이는 회화와 드로잉 작품은 미술사적 혹은 개인적 이미지를 분해하고 재구성하여 추상화한 작업이다. 이 작품들은 제목이 'Untitled'로 통일되어 있는데, 특정한 의미보다는 관람객이 작업을 감상하며 새로운 발견을 하도록 유도하는 장치로 기능한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전시 공간 곳곳에 펼쳐진 파르도의 장기, 자연과 인테리어 간 조화의 원형은 현재 그가 자리 잡은 멕시코의 유카탄 정글 속 17세기 농장 폐허를 현대적 공간으로 바꾼 '테코(TECOH)' 프로젝트를 떠오르게 한다. 앞서 멕시코의 억만장자 사업가 로베르토 에르난데스 부부의 의뢰로 그가 작업한 '테코'는 마야 문화와 현대적 디자인, 전통 공예와 첨단 기술, 자연환경과 환상적 인테리어가 조화를 이루는 복합 예술 공간이자 하나의 총체적 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
Jorge Pardo, Tecoh, 2012, Tecoh, Mexico. ⓒJody Asano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처럼 시간과 공간, 삶과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그의 작품을 통해 관객은 삶 속에서 예술이 어떻게 확장되고, 또 재해석될 수 있는지 총체적으로 경험할 기회를 마주하게 된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