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6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한국고등교육재단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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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장녀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 장남 최인근 SK E&S 패스키 매니저와 공식 석상에 나란히 참석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과 최윤정 본부장, 최인근 매니저는 전날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한국고등교육재단 창립 5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세 사람이 공식 석상에 나란히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만찬을 겸한 기념식에서 최 회장과 두 자녀는 행사장 중앙에 있는 테이블에 나란히 앉아 담소를 나눴다.
최 회장은 두 자녀가 동석한 데 대해 “레거시(전통)니까 훈련받아야 한다. 할아버지가 뭐 했고 아버지가 뭐 했는지를 보고 사람들을 알아야 본인들이 미래 세대에 대해 알아서 기획해 나간다”며 “의무적으로 참석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은 최 회장의 선친인 고 최종현 선대회장이 ‘10년을 내다보며 나무를 심고, 100년을 내다보며 인재를 키운다’라는 신념으로 1974년에 설립했다. 최 회장은 1998년 제2대 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해 선대회장의 유지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은 한국의 인재를 세계 수준의 학자로 키워내는 것을 목표로 5년간 등록금과 생활비 전액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세계 유수 대학의 박사 1000여명과 5000여명의 장학생을 배출했다.
재단 1호 유학 장학생인 원로 정치학자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를 비롯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현 태재대 총장), 김용학 전 연세대 총장, 한국인 최초 미국 하버드대 종신교수인 박홍근 하버드대 화학 및 물리학과 석좌교수, 미국 예일대 첫 아시아인 학장인 천명우 심리학과 교수 등이 재단 장학생 출신이다.
최 회장은 기념사에서 “음수사원(물을 마실 때 그 물의 근원을 생각하라)이라는 말을 되새기며 사회에 환원하는 방법론을 스스로 디자인하는 인재가 되길 바란다”며 “우물을 새롭게 파는 것과 근원에 대해 생각하면서 받은 혜택을 환원하는 사람이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최 선대회장의 모습을 재현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영상 속 최 선대회장은 “가능성을 따져볼 시간에 남들보다 먼저 도전을 시작하고 가끔 흔들려도 절대 꺾이지 않는 굳건한 나무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당부한 뒤 “50년 전에 내가 꿈꿨던 이상으로 재단을 성장시켜 준 최태원 이사장에게 고마움을 전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영상을 본 소감으로 “선대회장이 ‘수고했다’는 말을 했을 리 없다. ‘이것밖에 못하냐’며 좀 더 잘하라는 야단을 쳤을 것”이라며 “언젠가 저도 AI로 나와서 ‘좀 더 잘하자’는 이야기를 할 것 같다”고 했다.
강병한 기자 silverm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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