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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휴전을 두고 이스라엘 내부에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 극우 장관들도 휴전 협정은 “역사적 실수”라며 반발했다.
26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미국 CNN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헤즈볼라와 휴전이 발표되자 네타냐후 총리의 정적은 물론 지지 세력들 사이에서도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헤즈볼라와 휴전 협상 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던 전날 이스라엘에서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를 지지하는 국민 중 80% 이상이 헤즈볼라와 휴전에 반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BBC는 전했다.
특히 헤즈볼라의 공격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이스라엘 북부의 접경지 주민들은 이번 휴전 결정이 주민의 안전을 담보하지 못하는 “무책임하고 정치적인 결정”이라며 반발했다.
지난해 10월 8일 헤즈볼라의 로켓 공격 이후 집을 떠나 피란 생활 중인 크파르 길라디 키부츠 출신 로나 발렌시는 BBC에 집에 돌아가고 싶고 휴전이 필요하지만 여전히 자신의 집과 가까운 레바논 남부 지역에서 헤즈볼라가 공격을 벌일 수 있다는 불안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건 헤즈볼라가 레바논 남부 마을에 침투해 새로운 네트워크를 조직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발렌시의 남편은 국경 지역에 평화를 가져다줄 수 있는 것은 레바논 군대도, 미국도 아닌 이스라엘군의 주둔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우리 군대가 없다면 주민들이 집으로 되돌아오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휴전을 발표한 네타냐후 총리는 연설을 통해 헤즈볼라가 합의를 깬다면 언제든지 다시 공격할 것이라면서 이번 결정이 이스라엘의 항복이나 패배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연설에서 “헤즈볼라가 국경 부근 테러 시설을 재건하거나, 로켓을 쏘거나, 땅굴을 파거나, 미사일을 실은 트럭을 몰고 오면 우리는 공격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헤즈볼라를 수십 년 전으로 퇴보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네타냐후 총리의 공언에도 불구하고 당초 네타냐후가 전쟁 목표로 제시했던 북부 접경지 피란민들의 귀가가 당장은 어려운 것으로 전해지면서 주민들은 휴전 협정이 사실상 ‘항복 협정’이라고 비난했다.
이스라엘 북부 접경지 키르야트 시모나의 아비하이 시턴 시장은 이날 CNN에 네타냐후 총리가 접경 지역 시장들과 회담에서 휴전이 이뤄져도 당장은 이곳 주민들이 집에 돌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시턴 시장은 안보 내각이 휴전안을 승인하기에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도 “나는 어떻게 우리가 절대적인 승리에서 갑자기 완전한 항복으로 변하게 된 건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휴전 협정은 ‘항복 협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스라엘 정치권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헤즈볼라에 대한 강경 대응을 주장해 온 극우 성향의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서 레바논 휴전은 “역사적 실수”라면서 이스라엘군이 결국 다시 레바논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온건파 정치인이자 네타냐후 총리의 정적인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도 지금 이스라엘군이 레바논에서 철수하는 것은 추후 헤즈볼라의 재건을 쉽게 만드는 결정이라고 비판했으며, 나프탈리 베네트 전 이스라엘 총리도 헤즈볼라가 여전히 수만개의 로켓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휴전을 통해 “인상적인 군사적 성취가 완전한 외교안보적 실패로 변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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