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교육감협의회 "속도 조절" 의견 영향인 듯
교육부 "아직 확정된 안 없다... 29일 발표"
지난 9월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2 에듀테크 코리아 페어'에 디지털 교과서가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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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부터 교육 현장에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하겠다고 했지만 국어와 기술·가정 과목은 제외될 가능성이 커졌다. 사회와 과학 AI 교과서도 도입 시기를 늦추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27일 교육계 등에 따르면 교육부는 국어와 기술·가정 과목에 AI 교과서를 적용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한 사회와 과학 과목은 2027년으로 도입 시기를 1년 미루는 안에도 무게가 실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어와 수학, 정보 과목은 예고한 대로 오는 29일 검정 결과 발표, 다음 달 2일 일선 학교 공개 뒤 내년에 도입될 예정이다.
지난 3월 교육부는 내년부터 AI 교과서를 선보이는 계획을 발표했다. 2026학년도 국어, 사회, 과학, 기술·가정, 2027학년도 역사, 2028학년도 고등학교 공통국어, 통합사회, 한국사, 통합과학 AI 교과서를 순차적으로 도입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교육계 안팎에서 디지털 과몰입이나 중독, 문해력 저하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지며 속도 조절 요구가 분출되자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의 건의가 교육부의 정책 수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지난달 16일 AI 교과서의 단계적 도입 및 속도 조절 등을 교육부에 제안했다. AI 교과서 사업을 집행할 교육청의 예산 부족, 개발된 AI 교과서를 활용한 교원 연수,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시스템 강화, AI 교과서와 시도교육청 교수 학습 플랫폼의 콘텐츠 연계 등을 속도 조절이 필요한 이유로 제시했다.
이후 같은 달 24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026학년도 이후 AI 교과서 과목은 시도협의회 협의와 전문가 검토를 거쳐 조정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교육계에서는 AI 교과서 예산 편성 및 집행은 교육감의 권한이라 교육부도 이들의 제안을 일정 부분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시도교육감협의회 관계자는 본보 통화에서 "협의회가 국어 등 특정 과목을 빼는 안을 교육부에 거론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제외를 검토하는 국어 AI 교과서는 문해력 저하 논란과 창작 활동 중 개인정보 유출 등의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기술·가정의 경우 실기·실습 위주인 과목 특성상 AI 교과서가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안은 아니다"라며 "국어 등 일부 과목을 제외할지, 아니면 도입 시기를 늦출지 등을 열어 놓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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