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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해 고등학교를 그만두고 외부 활동을 멈춘 아들(24)을 둔 김은영(55)씨는 고민을 털어놓을 곳이 없다. 김씨는 “친구들에게 말하고 싶어도 아들을 의지박약이라고만 생각할 것 같아 말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이러한 상황에 놓인 김씨는 서울시의 ‘외로움 없는 서울’ 정책이 내년부터 시행되면 고민을 한결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 정책의 대표적인 사업은 ‘외로움 안녕 120’, ‘서울마음편의점’, ‘365 서울챌린지’ 등 세가지다.
내년 상반기 시행을 앞둔 ‘외로움 안녕 120’은 다산콜센터 번호인 120과 연계해 24시간 상담할 수 있는 사업이다. 120으로 전화를 건 뒤 고립 관련 상담 번호를 누르면 언제든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고립 정도를 파악해 맞춤 지원을 하고, 고립 당사자, 가족, 이웃 등도 함께 이용할 수 있다. 통화를 원하지 않는 시민이나 청각장애인 등을 위해선 카카오톡 채널로 상담할 수 있다.
‘서울마음편의점’은 외로움을 느끼는 시민이 방문해 감정을 나눌 수 있는 소통 공간이다. 라면 등 간단한 식음료가 제공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다른 시민들과 대화할 수 있다. 서울시는 내년 1~2월에 공모한 뒤 3월 이후 서울마음편의점 4곳을 시범운영하고, 2026년 14곳, 2027년 25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365 서울챌린지’를 통해 시민들이 일상에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챌린지를 달성하면 보상을 받는 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나 민간에서 기존에 운영하는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할 예정”이라며 “누적 참여 챌린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내년 7월 중에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가 ‘외로움을 긴급한 세계 보건 위협’으로 규정할 정도로, 외로움에 대한 공공정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가 이 정책을 내놓은 것을 두고 고립·은둔청년 지원기관 등에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청년재단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가 나서면 고립청년 등의 문제는 개인 문제가 아닌 사회 구조적인 문제로 환원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은둔청년 당사자와 가족을 지원하는 ‘안무서운회사’의 유승규 대표는 “상담하다 보면 지역에는 고립·은둔 대책이 부족한 경우가 많은데 서울시가 마중물 역할을 해 긍정적”이라며 “다만 실제 외로움을 느끼는 이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게임 회사 등과 협업하는 등 홍보 채널을 다양화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수경 기자 flying71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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