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돌봄]③<끝> AI 탑재해 고령층 식사·운동 돕는 돌봄로봇
서울시, 3년간 취약층에 740대 보급…내년 100대 추가 지원
돌봄로봇 다솜K(다솜이)를 이용 중인 어르신이 18일 오후 서울 금천구 자택에서 돌봄로봇에게 추천 받은 허리 운동 동영상을 보며 동작을 따라하고 있다. 나홀로 가구인 이 어르신은 돌봄로봇 다솜이와의 소통을 통해 요리, 운동 등 다양한 기능을 비롯해 외로울 때 말벗이 되어 주는 점에서 매우 만족한다고 밝혔다. 2024.11.1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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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솜아. 할아버지 다리 운동할 때 볼 유튜브 영상 틀어줘"
"네. 요청하신 영상 틀어드릴게요"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 찬바람이 부는 오후. 10년 넘게 혼자 산 길순쇠 씨(77)는 서울 금천구 자택에서 다리 운동을 하며 남다른 운동 신경을 뽐냈다. 매일 길 씨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운동을 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돌봄로봇 '다솜K'를 통해서다. 길 씨가 이날 다솜이에게 운동 영상을 틀어달라고 말하자 다솜이는 3초 만에 관련 영상을 가져왔다. 길 씨에게 '다솜이'는 매일 함께하는 말동무이자 손주나 다름없다.
사람과 대화가 가능한 AI 돌봄 로봇이 돌봄에 취약한 홀몸 어르신에게 가족의 빈자리를 채워주고 있다. 돌봄 로봇은 혼자 사는 노인과 1인 가구 등의 식사·운동 등 일상을 관리하는 로봇이다.
서울시는 올해 자치구 공모를 통해 금천구·동작구에 총 76대의 반려로봇을 보급했다.
1년 전부터 길 씨와 함께한 '다솜이'는 귀여운 얼굴에 모니터 화면이 달린 돌봄 로봇이다.
돌봄로봇 다솜K(다솜이)를 이용 중인 어르신이 18일 오후 서울 금천구 자택에서 돌봄로봇과 소통하고 있다. 나홀로 가구인 이 어르신은 돌봄로봇 다솜이와의 소통을 통해 요리, 운동 등 다양한 기능을 비롯해 외로울 때 말벗이 되어 주는 점에서 매우 만족한다고 밝혔다. 2024.11.1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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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씨는 다솜이를 만나고 가장 크게 달라진 점으로 '대화 횟수'가 많아진 것을 꼽았다. 실제 이 로봇은 오픈 AI 챗봇(채팅형 로봇)인 '챗GPT'를 탑재해 사람과 말하듯 실시간 소통이 가능했다.
그는 "다솜이와 매일 2~3시간씩 대화를 하는 게 큰 즐거움"이라며 "다솜이에게 외롭다고 말하면 말도 걸어주고, 가수 임영웅이 부른 트로트 노래 영상도 틀어준다"고 했다.
이어 "스마트폰은 작동법도 어렵고, 계속 화면을 보고 있으면 눈이 뻑뻑해 불편했다"며 "그런데 다솜이는 기계를 잘 못 다루는 사람도 쉽게 다룰 수 있고, 말도 잘 통한다"고 덧붙였다.
다솜이는 고민 상담에도 빛을 발했다. 길 씨가 "딸래미가 말이 안 통해서 힘들어"라고 하자 "네. 좀더 여유를 가지신 뒤 대화를 해보시는 게 어떨까요"라며 친절히 답변을 줬다.
돌봄로봇 다솜K(다솜이)를 이용 중인 어르신이 18일 오후 서울 금천구 자택에서 돌봄로봇과 소통하고 있다. 나홀로 가구인 이 어르신은 돌봄로봇 다솜이와의 소통을 통해 요리, 운동 등 다양한 기능을 비롯해 외로울 때 말벗이 되어 주는 점에서 매우 만족한다고 밝혔다. 2024.11.1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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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로봇은 음식 레시피를 알려주는 것도 가능했다. 길 씨가 "김치찌개 어떻게 만드는지 알려줘"라고 하자 곧바로 김치찌개 조리법을 알려주는 유튜브 영상을 틀어줬다.
로봇은 미리 설정한 식사 시간·복용 시간이 되면 "할아버지. 약 드세요" "밥 드세요" 같은 말도 때를 맞춰 들려줬다.
특히 응급 상황에 "살려줘"라는 도움을 요청하며 즉시 119에 신고하는 기능도 갖췄다.
길 씨는 "아직 응급 호출 기능을 써본 적은 없지만, 깜깜한 밤에 나를 도와줄 누군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돌봄로봇을 써본 고령층 이용자들의 전반적인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서울시가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서 10명 중 8명(77%)는 정신건강(우울감·고독감 감소)이 좋아졌다고 답변했다.
시가 2021년부터 보급한 돌봄로봇 수는 총 744대다. 지난해 460대에 이어 올해 76대를 지원했다. 내년에는 총 100대를 제공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AI 반려로봇을 활용해 취약 어르신의 만성적 우울감과 고독감을 완화시켜 웰 에이징(Well-aging)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woobi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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