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로봇 테크데이’에서 상완 근력을 보조하는 ‘엑스블 숄더’ 로봇을 착용한 로보틱스랩 연구원이 팔을 올려 모형 차량 하부의 부품을 체결하는 모습 [사진제공=현대차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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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는 로봇이 등장했다. 입는 것만으로도 근력을 보조해 작업자의 능률을 올리고 근골격계 부담을 줄여주는 산업용 착용 로봇이다.
현대자동차·기아는 27일 경기 고양시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웨어러블 로봇 테크데이’를 열고 착용 로봇인 ‘엑스블 숄더’를 최초 공개했다. 엑스블은 무한한 잠재력을 뜻하는 엑스(X)와 무엇이든 현실화할 수 있단 의미의 에이블(able)을 합친 현대차·기아의 착용 로봇 브랜드다.
이번에 현대차·기아가 처음 공개한 엑스블 제품은 그룹 내 로보틱스랩의 자체 기술로 개발됐다. 근로자가 착용하는 조끼에 팔과 어깨 등을 보조하는 본체 두 개가 양쪽에 부착된 형태다. 산업 현장에서 팔을 위로 올려 작업하는 ‘윗보기 작업’에 활용하면 사용자의 상완(어깨, 팔꿈치) 근력을 보조해 근로자의 피로도를 크게 줄여준다는 설명이다.
‘웨어러블 로봇 테크데이’에서 로보틱스랩 연구원이 웨어러블 로봇 기술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사진제공=현대차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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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는 내년 상반기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서며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이라는 데 착안했다. 특히 2024년 제조업 분야 근로자 평균연령은 43세로 지난 10년간 약 3.8세 증가했으며, 근로자 고령화로 인해 직업성 근골격계 질환자수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은 이와 같은 산업 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작업자들의 근골격계 부담을 낮추고 궁극적으로 근로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엑스블 숄더를 개발했다. 사용자의 안전과 사용성을 고려해 고성능 차량에 쓰이는 ‘탄소 복합 소재’와 ‘내마모성 소재’를 적용해 알루미늄 소재 대비 3.3배의 강성을 확보하면서도 중량은 40% 경감했다.
엑스블 숄더의 가장 큰 특징은 무동력 토크 생성 구조로 설계돼 가벼울 뿐만 아니라 별도로 충전할 필요가 없어 유지 및 관리가 편리하다는 점이다. 전동 시스템을 대신해 ‘근력 보상 모듈’을 적용, 보조력을 생성하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다. 이 모듈은 크랭크 축과 인장 스프링 그리고 그 사이를 연결하는 ‘멀티링크’로 구성된다.
자동차 공장에서 작업자가 상완근력을 보조하는 웨어러블 로봇 ‘엑스블 숄더’를 착용하고 팔을 위로 올려 작업하는 콘셉트 이미지 [사진제공=현대차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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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력 보상 모듈이 작동하면 모듈 내부의 인장 스프링에서 방출된 탄성에너지가 멀티링크를 거쳐 크랭크 축에 ‘회전력(토크)’ 형태로 전달되는데, 이렇게 생성된 회전력은 사용자의 상완 근력을 보조한다. 이러한 메커니즘을 통해 엑스블 숄더 사용자는 어깨 관절 부하와 전∙측방 삼각근 활성도를 최대 60%와 30%를 각각 줄일 수 있다고 로보틱스랩은 강조했다.
아울러 팔 받침 등 사용자 몸에 직접 닿는 부분은 차량의 크래시 패드에 쓰이는 ‘내충격성 소재’를 활용해 산업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충격에도 인체 손상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됐다. 제품 총 무게는 약 1.9kg(본체 1.4kg, 착용부(조끼) 0.5kg)이며 착용자의 신체 조건에 따라 사이즈를 선택할 수 있다. 본체의 길이도 406mm부터 446mm까지 조정 가능하다.
제품을 착용하더라도 다른 동작을 하는 데 불편함이 없다는 점도 장점이다. 어깨 관절을 굽히고 펴는 각도를 0°~180°까지로 구현하여 제품을 착용한 상태에서도 양팔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으며, 팔을 내리거나 앉아서 휴식을 취할 때도 착용자의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는다.
현대차·기아가 개발한 ‘엑스블 숄더’의 주요 특장점에 대해 설명하는 인포그래픽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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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블 숄더는 기본형과 조절형 두 가지로 구성된다. 기본형은 작업 자세가 계속 변하는 근로자들이 범용으로 사용할 수 있고 최대 2.9㎏f의 보조력을 제공한다. 조절형은 동일 자세를 반복하는 작업에 활용하기 적합하며 최대 3.7㎏f의 보조력을 전달한다. 엑스블 숄더 착용 시 10㎏ 무게의 공구를 위로 들었을 때의 무게감이 약 7㎏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내구성 시험도 거쳤다. 로보틱스랩은 자동차 내구성 평가 기준을 접목, 3개월 단위로 60만회 이상의 가속 내구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시험 중 횟수마다 토크 변화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품질 변화 양상을 점검하고 있으며 출시 이후에도 고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속 관리할 방침이다.
현대차·기아는 웨어러블 로봇 시장에 진출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커스터머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웨어러블 로봇 시장 규모는 올해 24억달러에서 2033년 136억달러로 4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현대차 고양하이테크센터에서 작업자가 ‘엑스블 숄더’를 착용하고 차량 하부를 정비하는 모습 [사진제공=현대차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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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생산 부문에 엑스블 숄더를 우선 공급할 계획이다. 이어 2025년부터 현대차그룹 27개 계열사는 물론 건설·조선·항공·농업 등 다양한 분야의 타기업까지 판매처를 확대한다. 2026년에는 국내 판매 경험을 바탕으로 유럽, 북미 등 해외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매 희망 기업은 28일부터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 홈페이지를 통해 문의 및 상담이 가능하며, 현대차·기아는 내년 상반기 중 순차적으로 제품을 출고할 계획이다.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 로보틱스사업1팀 김영훈 팀장은 “향후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 제품군을 보다 확대하고 AI기술을 접목시킨 다양한 산업 안전 솔루션을 선보여 웨어러블 로봇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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