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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구원투수' 박현철 대표 자리 지켰다…롯데건설, 재무 개선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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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임원인사서 '유임', 재무구조 개선 인정
2022년 취임 후 유동성 위기 해소 집중
부동산 PF 리스크 및 신사업 확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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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이 28일 롯데그룹 2025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유임됐다. /롯데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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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황준익 기자]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최근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진 롯데그룹은 올해 인사에서 최고경영자(CEO) 및 임원을 대폭 교체하면서 고강도 쇄신 의지를 천명했지만 롯데건설만큼은 칼바람을 피했다. 박 대표가 유동성 위기를 겪은 롯데건설에 '구원투수'로 나서 재무구조 개선을 이끈 점을 높이 산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그룹은 28일 롯데지주 포함 37개 계열사 이사회를 열고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임원 22%가 퇴임하고 계열사 대표이사 21명이 교체됐다. 다만 박 대표를 비롯해 이동우 롯데지주 부회장, 이영구 롯데식품군 총괄 대표 부회장,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 등 4명의 부회장단은 모두 유임됐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현재 추진하고 있는 사업 전략의 일관성을 유지하되 올해 중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 사업실행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2022년 12월 롯데건설 수장에 오른 박 대표는 1985년 롯데건설에 입사해 약 40년간 롯데그룹에서 일한 '롯데맨'이다. 경북대 통계학과를 졸업하고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을 역임한 박 대표는 '재무통'으로 꼽힌다.

롯데건설 대표로 취임 당시 뛰어난 리스크 관리 및 사업구조 개편 역량을 인정받아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롯데건설은 2022년 레고랜드 사태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유동성 위기가 닥쳤다.

이때 롯데케미칼이 롯데건설에 5000억원을 직접 대여해 줬고 유상증자를 통해 876억원을 출자하며 6000억원가량 지원했다. 롯데케미칼 자회사인 롯데정밀화학도 롯데건설에 3000억원의 운영자금을 빌려줬다.

박 대표는 부임 직후 당장 만기가 도래하는 부동산 PF에 대응하는 데 주력했다. 롯데건설의 2022년 11월 말 기준 PF 우발채무 규모는 약 6조9000억원이였다. 박 대표는 증권사와 시중은행과 함께 펀드를 조성해 자금을 수혈, 만기 도래 PF에 대응했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 기준 PF 우발채무는 4조8945억원으로 줄었다. 부채비율도 2022년 265%에서 올해 상반기 205%까지 낮아졌다.

롯데건설은 부채비율이 연말까지 100%대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롯데케미칼 지급보증 없이 회사채 발행해 나서며 '홀로서기' 나섰다. 2021년 9월 이후 약 3년 만이다. 국내 신용평가 3사가 평가한 롯데건설의 신용등급은 'A+', 등급전망은 '부정적'이다.

다만 상반기 기준 PF보증 규모가 4조9000억원에 달한다.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큰 미착공 도급사업(2조6000억원)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기존 PF우발채무의 본PF 전환 등을 통한 일부 감축에도 PF보증 규모는 여전히 과중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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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8%에 달하는 주택부문 매출 비중이 높은 점도 개선해야 한다. 지난 9월 기준 분양률이 90%로 높지만 지방은 다소 저조하다. 사진은 '창경궁 롯데캐슬 시그니처'. /롯데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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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8%에 달하는 주택부문 매출 비중이 높은 점도 개선해야 한다. 지난 9월 기준 분양률이 90%로 높지만 지방은 다소 저조하다. 서울의 경우 분양률이 98.1%에 달하지만 지방 광역시는 76.2%로 차이가 크다.

또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수혈을 받았지만 당분간 지원사격을 기대할 수 없다. 롯데지주가 지난 8월 비상경영을 선언했고 내년 구조조정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김상수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주택부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국내 주택경기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점이 사업안정성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지방 현장에서도 지속적인 본PF 전환, 신규 착공 및 분양 등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지속성장 과제도 안고 있다. 주택사업 위주의 건설사들은 부동산 시장 침체와 원가율 증가로 수익성이 감소했는데 롯데건설도 마찬가지다. 해외 수주도 부진하다.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해외 계약 건수는 4건, 금액은 -4561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억1769만달러에서 급감했다.

돌파구는 신사업이다. 롯데건설은 모빌리티 사업에 무게를 싣고있다. 특히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수직이착륙장인 버티포트에 집중하고 있다. 버티포트는 수직이착륙 항공기의 이착류·충전·정비 및 승객 탑승이 이뤄지는 터미널로 UAM의 핵심 인프라 중 하나다. 롯데건설은 그룹이 보유한 유통·관광 인프라시설 주요거점과 연계된 버티포트를 준비하고 있다. 다만 아직 실증 단계로 당분간 매출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건설사들이 불황을 겪으면서 재무 전문가를 CEO로 앉히고 있다"며 "그룹의 세대교체 바람에도 재무구조 개선과 앞으로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쇄신 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plusi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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