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경택 감독 / 바이포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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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곽경택 감독이 주연배우 곽도원의 음주운전 물의로 영화가 4년 만에 빛을 보며 깨달은 점과 다짐하게 된 점에 대해 이야기했다.

2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소방관'을 연출한 곽경택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소방관'은 2001년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 당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화재 진압과 전원 구조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갖고 투입된 소방관들의 상황을 그리는 실화 바탕의 영화다. 주원 곽도원 유재명 이유영 김민재 오대환 이준혁 장영남 등이 출연했다.

'소방관'은 '친구'(2001) '똥개'(2003) '극비수사'(2015) '희생부활자'(2017)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2019) 곽경택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곽경택 감독은 소방관 6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3명이 큰 부상을 입은 대형 참사인 홍제동 화재 사건에 이들의 숭고한 희생과 노고를 녹이려 노력했다. 곽경택 감독의 이같은 고민 덕에 열악한 환경과 처우 속에서도 투철한 사명감을 갖고 구조를 위해 생사를 건 분투를 벌이는 소방관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겼다.

이날 인터뷰에서 곽경택 감독은 '소방관' 연출을 맡기까지 과정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땐 지금과 내용이 많이 다르다"면서도 "뼈대는 똑같은데 수정해야 할 부분이 많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장사리'라는 작품을 하고 또 이런 (슬픈) 얘길 해야 하나 싶더라"며 "나는 좀 밝은 거 하면 안 되나 싶어서 '죄송하다, 힘들어서 못 할 것 같다'고 했었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곽경택 감독은 마음을 돌린 계기를 밝혔다. 그는 "생각해 보니 저도 부채 의식이 있더라"며 "항상 소방관분들 뵈면 뭔가 미안하고 고맙고 뭘 덜 해주는 것 같은 느낌이 있어서 '이걸 한번 만들어보자' 하면서 하게 됐다"고 돌이켰다. 이어 그는 "세금에서 얼마를 더 떼준다고 해도 별로 안 아까울 것 같은 분들은 소방관분들밖에 없는 것 같다"며 "누가 순직하시면 (동료들이) 1만 원씩 모아서 드리는 것도 너무 안타깝고 이분들에 대한 보상이나 새로운 장비는 결국 돈과 연결되는 건데 이런 예산은 소방관분들을 위해서나 국민을 위해서나 나라 살림에서 배려해 주셨으면 한다"는 진심도 전했다.

주연배우 주원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곽경택 감독은 "주원 배우에게 굉장히 고마운 게 이게 자칫하면 밉상 캐릭터가 될 수 있는 인물"이라며 "들어와서 사고밖에 안 치는데 드라마를 잘못 해석하면 엄청 밉상 캐릭터가 되겠다고 고민할 수도 있을 텐데 시나리오를 전달해 봤다"고 회상한 뒤 "특히 곽도원이라는 배우와 1대 1로 붙었을 때 질 것 같지 않은 강력한 눈빛이 있어 캐스팅하게 됐다"고 밝혔다.

실화가 바탕인 만큼 '신파'는 불가피했다. 이에 곽경택 감독은 "어떤 분이 '감독님 신파가 뭔지 아세요?'라고 하길래 '신파가 신파지, 옛날 거 아니냐'고 했더니 '그게 새로운 파도, 뉴웨이브다'라고 하더라"며 "용어에 대한 정의가 그렇다 치고 저는 이 작품처럼 제가 오그라드는 걸 견디면서 찍은 작품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제가 만든 작품 중에는 요즘 의미로 쓰이는 신파적인 요소가 많지 않나 거꾸로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솔직하게 말해 웃음을 안겼다. 신파라고 생각했던 장면에 대해서는 "철웅(주원 분)이 진섭(곽도원 분)이가 마지막 출동하기 전에 갈등을 해소하는 장면인데 '사람을 살릴 수 있는 자격'이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그 말은 꼭 하고 싶었다"며 "이게 너무 대놓고 하는 게 아닌가 그렇지만 이건 해야 되겠다 싶어서 오그라들면서도 했다"고 설명했다.

배우들이 시사회를 본 후 눈물을 흘렸던 데 대해서도 언급했다. 곽경택 감독은 "진짜 고마웠다"며 "배우들이 본인들이 찍은 영화이고 직업이 배우이다 보니 그 정도는 아닐 거라 생각했는데 너무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많이 몰입해서 보고 나왔더라, 그래서 고맙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영화를 만든 물론 우리끼리 이야기지만 그래도 적어도 내가 같이 영화를 만든 사람들끼리는 동의가 되는 부분이 많구나, 다행이다 싶었다"고 덧붙였다.

곽경택 감독은 이날 인터뷰에서 음주운전 물의를 빚어 '소방관' 개봉에 영향을 준 주연배우 곽도원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곽도원은 지난 2022년 9월 거주 중이던 제주도에서 음주 운전에 적발되면서 '소방관'의 개봉이 미뤄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곽경택 감독은 "영화를 여러 번 찍고 홍보 마케팅 활동을 많이 해봤지만 요즘처럼 발목에 족쇄가 채워진 느낌으로 조심스럽게 한 적은 없는 것 같다"며 "저도 사람이니까 원인 제공자에 대한 원망이 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또한 그는 "(곽도원이) 사과의 말은 하고 싶어 한다, 당연히 죄송하다고 하고 몸 둘 바를 몰라 한다"면서도 "그 마음은 이해하는데 지금은 자숙해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또한 곽경택 감독은 배우 마동석을 통해 배운 게 있다고 말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마동석 배우와 작품을 하려다가 안 된 게 있다"고 운을 뗀 후 "그때 마동석 배우한테 정말 많이 배웠다, 그는 철저한 스크리닝을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모든 배우와 모든 스태프들과 관련해 다른 현장에서의 매너부터 평소 사생활 이런 것까지 다 체크해서 캐스팅하더라"고 밝히며 "저도 그러려고 한다, 진짜 중요한 덕목"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소방관'은 오는 12월 4일 개봉한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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