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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트럼프발 ‘관세 전쟁’ 시작… 캐나다는 ‘보복관세’ 검토, 멕시코는 ‘협상’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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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힌 데 대해 캐나다가 보복 관세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멕시코는 트럼프 당선인과 협상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미국의 관세 인상이 미국에 득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인상 정책이 ‘관세 전쟁’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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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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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통신은 27일(현지시간) 캐나다 익명의 당국자를 인용, 트럼프 당선인이 자국에 25% 관세 부과를 예고한 것에 대응해 미국산 특정 품목에 대한 보복 관세 부과 가능성을 이미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국자는 캐나다가 모든 상황에 대비하고 있으며 보복 관세 부과 대상 품목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매체에 전했다.

캐나다는 2018년 캐나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에 맞서 요거트, 위스키, 케첩, 세탁기 등에 수십억 달러의 관세 부과로 대응한 바 있다. AP는 당시 캐나다의 관세 부과가 정치적 결정에 따라 결정됐다면서 당시 미국 연방 하원의장이었던 폴 라이언의 고향인 위스콘신주에서 생산되는 요거트,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미치 맥코넬의 고향인 테네시주 등에서 생산되는 위스키를 예로 들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25일 중국, 멕시코, 캐나다가 불법 마약(펜타닐)과 이민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는데 캐나다 당국자들은 캐나다를 멕시코와 함께 묶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미국 정부와 협력해 캐나다의 관세 부과 수치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방침이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했다는 소식을 전하고 이민자 억제와 마약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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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국경지대 모습.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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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인바움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당선인)과 훌륭한 대화를 나눴다”며 “우리는 이주 현상에 대한 멕시코 전략에 대해 논의했고, 멕시코 내부에 캐러밴(대규모 이민자 행렬)이 머물고 있기 때문에 북쪽 국경에 도착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보 문제에 대한 협력 강화와 펜타닐 남용을 막기 위해 멕시코에서 진행하는 캠페인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도 셰인바움 대통령과 통화에서 불법 이민자 유입 차단을 약속받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이 설립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막 멕시코의 새 대통령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파르도와 훌륭한 대화를 했다”며 “그녀는 멕시코를 통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불법) 이민을 중단시키고, 우리의 남부 국경을 실질적으로 폐쇄하는 데 동의했다”고 썼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어 “우리는 미국으로의 대규모 마약 유입을 중단시키고, 미국인들의 이들 마약 소비를 막기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논의했다”며 “생산적 대화였다”고 전했다.

셰인바움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의 통화는 지난 7일 이후 두 번째로 멕시코는 트럼프 당선인과의 협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외교장관이 미국 대통령 당선인 측과 접촉하고 있다”며 “미국 측의 관세 부과 예고는 시장에서 반응을 일으키지만, 우리는 이에 가만히 서 있지 않고 경제계와 협력해 멕시코의 입장을 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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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티후아나의 한 도로에서 미국으로 건너가려는 화물차들이 길게 줄지어 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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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기자회견에 동석한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경제장관은 “관세는 멕시코산 물품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 상방 압박의 요인일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최소 일자리 40만개를 사라지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해 미국 기업과 소비자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멕시코에 진출해 있는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포드 등 완성차 업체를 언급하면서, “이들 3대 업체가 (실업률과 매출 등)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에브라르드 경제장관은 이날 현지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서는 “양국이 서로 관세를 매겼을 때 멕시코가 미국에 승리할 것이라는 건 자명하다”면서 “미국은 멕시코와의 교역이 매우 필요하다는 점을 주지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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