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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美 생산 비중 높인 日 3사, 韓은 증설중...역대급 불확실성에 빠진 車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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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출범 임박...격동의 자동차 시장

아주경제

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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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의 위기감은 역설적이게도 북미 시장에서 현대차의 성장 속도가 그만큼 빠르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지난해 현대차가 해외에서 판매한 345만4821대 가운데 북미시장 판매량은 108만3689대로 전체 중 31.3%를 차지한다.

유럽(63만5904대), 중남미(30만4674대) 등에서도 현대차 인기가 높다고 하지만 북미 시장 판매량을 따라잡기는 아직 역부족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경쟁 촉발로 글로벌 통상 환경에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현재 자동차 시장 상황을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미국 생산 판매 비중은 약 40%대로 추정된다. 현대차는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공장, 기아는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에 각각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가동이 시작되면서 연간 30만대 생산물량이 추가됐지만 아직 미국 내 판매량을 감당하기는 역부족이다.

현재 현대차는 62%, 기아는 54% 물량을 한국에서 수입해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가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한 물량은 각각 58만1000대, 42만1000대다. 이는 글로벌 판매 비중에서 각각 13.8%, 13.7% 수준이다. 문제는 한국에서 수출하는 물량 대부분이 SUV, 하이브리드 등 고부가가치 차종이라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과 보조금 폐지 등으로 미국 시장 수요가 정체된 상황에서 한국에 대한 추가 관세까지 부과되면 현대차, 기아의 미국 가격 경쟁력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면서 "현대차는 한국에서 수입하는 물량이 경쟁 브랜드보다 많은 편이라 보편 관세 부과에 타격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일본을 비롯해 현대차와 경쟁하는 미국 브랜드들은 현지 생산 비중이 높은 편이다. 자동차 전문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Marklines)에 따르면 글로벌 완성차 가운데 미국 생산 비중이 높은 곳은 테슬라(106.4%), 포드(99.9%), GM(66.6%), 스텔란티스(68.9%) 등 미국계 브랜드다. 한국 자동차와 경쟁하는 일본 도요타(54.7%), 혼다(77.8%), 닛산(63.2%) 등도 60%를 넘는다.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42.4%, 32.5% 수준이다.

트럼프 정부가 전 수입품에 10% 보편 관세를 부과하고, IRA(인플레이션감축법) 폐지에 따른 친환경차 구매세액공제 혜택을 축소하면 한국 자동차 수출 타격은 물론 미국 내 전기차 수요 둔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 미국 생산 비중이 16%대에 불과했던 일본 완성차 업체 마스다(시장 점유율 10위)는 판매 확대를 위한 인센티브 과열경쟁으로 올해 하반기 순손실로 전환됐다. IRA 혜택을 받지 못했던 현대차는 그동안 자체 인센티브로 지급하면서 미국 내 판매량 늘려왔는데 내년 IRA 폐지와 추가 관세라는 직격탄을 맞으면 '이중고'에 시달려 지속 가능한 성장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 시장도 내년에 경쟁이 치열해질 권역 중 한 곳으로 지목된다. 폭스바겐은 이미 공장 3개를 셧다운할 정도로 어려움이 가중됐고, 현지에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도요타도 비중이 축소되고 있다. 현지 전기차 판매 성장세가 주춤해지고 있는데 내년 탄소 배출규제 기준이 강화되면 대규모 페널티 부과가 불가피해진다. 현대차그룹은 하이브리드 앞세우는 전략을 짜 나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시장에서도 BYD 등 현지 메이커 공세로 도요타, 닛산, 벤츠 등은 수익이 줄어들거나 공장 문을 폐쇄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유럽 수출길이 막힌 중국 업체들은 내수시장에서 가격, 양으로 승부 띄우기 경쟁이 치열해지며 다른 완성차업체의 설 자리는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아주경제=한지연, 권가림 기자 hanj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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