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경북도의회 의원들이 소방서의 화재진화능력을 점검해 보겠다며 멀쩡한 논에 불을 지른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불시점검이 필요했다는 건데, 자칫 큰 사고가 될 수 있었던 데다 소방력을 낭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이도은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18일 오후 3시 40분경 경북 상주소방서에는 논두렁에 연기가 난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근데 화재 현장을 지키고 있던 건 엉뚱하게도 경북도의원들과 공무원 등 십여 명.
경북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행정사무 감사 과정에서 일선 소방서의 화재 대응능력을 직접 확인해 보자며 화재 상황을 연출한 겁니다.
"경북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는 볏짚 2단을 인근 도로로 가져와 불을 지폈습니다. 불을 낸 건 경북도의원, 화재를 신고한 건 도의회 소속 공무원이었습니다."
하지만 도의원들은 소방대원들에게 "신속하게 출동해 진압을 잘했다"고 칭찬과 악수까지 한 뒤 현장을 떠났습니다.
소방공무원 노조는 의원들이 도민의 안전을 볼모로 권한 남용과 갑질을 저질렀다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김주철/소방을사랑하는공무원노조 경북위원장]
"얼마나 경각심을 갖고 왔겠습니까. 그런데 현장에 도착해 보니 도의회 관계자들이 구경하고 있는 상황에서 얼마나 허탈하고…"
올해 7월을 비롯해 두 차례 경북 영양의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의 장비 작동 미숙으로 피해를 키운 사례가 있어, 불시 점검이 필요했다는 겁니다.
[박순범/경북도의회 건설소방위원장]
"(물이) 분사가 안 되면 이건 잘못된 거다, 그래서 연속적으로 2년 이런 일이 발생해서 분사 부분에 대해 한 번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비난 여론이 들끓자 경북도의회는 행정사무 감사 관련 조례에 필요한 경우 현지 확인을 하도록 돼 있다고 반박하는 한편, 주민과 관계자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감사 방법을 보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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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은 기자(dodo7@andong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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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의회 의원들이 소방서의 화재진화능력을 점검해 보겠다며 멀쩡한 논에 불을 지른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불시점검이 필요했다는 건데, 자칫 큰 사고가 될 수 있었던 데다 소방력을 낭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이도은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18일 오후 3시 40분경 경북 상주소방서에는 논두렁에 연기가 난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신고 8분 만에 소방펌프차가 도착해 완진까지는 불과 20초 남짓, 모닥불 수준도 안 되는 소규모 화재였습니다.
근데 화재 현장을 지키고 있던 건 엉뚱하게도 경북도의원들과 공무원 등 십여 명.
경북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행정사무 감사 과정에서 일선 소방서의 화재 대응능력을 직접 확인해 보자며 화재 상황을 연출한 겁니다.
"경북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는 볏짚 2단을 인근 도로로 가져와 불을 지폈습니다. 불을 낸 건 경북도의원, 화재를 신고한 건 도의회 소속 공무원이었습니다."
화재 현장에는 마른 나무 가지들이 나뒹굴고, 근처에는 야산과 공장도 있어 자칫 큰 불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도의원들은 소방대원들에게 "신속하게 출동해 진압을 잘했다"고 칭찬과 악수까지 한 뒤 현장을 떠났습니다.
소방공무원 노조는 의원들이 도민의 안전을 볼모로 권한 남용과 갑질을 저질렀다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김주철/소방을사랑하는공무원노조 경북위원장]
"얼마나 경각심을 갖고 왔겠습니까. 그런데 현장에 도착해 보니 도의회 관계자들이 구경하고 있는 상황에서 얼마나 허탈하고…"
의원들은 이유가 있었다고 항변합니다.
올해 7월을 비롯해 두 차례 경북 영양의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의 장비 작동 미숙으로 피해를 키운 사례가 있어, 불시 점검이 필요했다는 겁니다.
[박순범/경북도의회 건설소방위원장]
"(물이) 분사가 안 되면 이건 잘못된 거다, 그래서 연속적으로 2년 이런 일이 발생해서 분사 부분에 대해 한 번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비난 여론이 들끓자 경북도의회는 행정사무 감사 관련 조례에 필요한 경우 현지 확인을 하도록 돼 있다고 반박하는 한편, 주민과 관계자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감사 방법을 보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도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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