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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닭튀기·소금빵 잘 팔립네다"…북한도 이제 '치맥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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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 상품 '대동강 맥주' 전문 호프집 대대적 선전

"맥주의 진맛에 퇴근길 하루 노동의 피곤 싹 가신다"

뉴스1

지난 28일 재미동포전국연합회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평양 림흥거리의 '화성대동강 맥주집'을 소개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유튜브 채널 ' KANCC TV'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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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노동의 피곤이 가뭇없이(감쪽같이) 사라집니다."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평양 림흥거리에 새로 문을 연 '화성 대동강 맥주집'을 찾은 한 손님은 불콰한 얼굴로 마치 한국의 '맛집' 프로그램과 비슷한 멘트와 함께 맥주를 즐기는 모습을 선보였다. 또 다른 손님은 "대동강 맥주의 진맛을 새롭게 맛보게 된다"며 일과 후 이곳에서 맥주를 즐겨 마신다고 말했다.

맥주집 접대원은 손님들이 감자편튀기(감자튀김), 쏘세지구이(소시지구이), 닭다리살튀기(치킨), 소금빵을 안주로 많이 찾는다고 소개했다.

지난 28일 재미동포전국연합회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림흥거리에 위치한 대동강 맥주 전문 호프집 선전 영상이 올라왔다. 림흥거리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역점 개발사업으로 진행한 '신도시' 화성지구에 들어선 새 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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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재미동포전국연합회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평양 림흥거리의 '화성대동강 맥주집'을 소개했다. (유튜브 채널 ' KANCC TV'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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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지구 재개발의 컨셉은 '도시의 현대화'다. 새 살림집은 물론 각종 상점 등이 모두 '세련미'에 방점을 찍고 지어졌다. 대동강 맥주집도 이에 걸맞게 북한의 기준으론 가장 현대적인 방식의 인테리어를 뽐내고 있다.

1층과 2층을 잇는 계단은 밖에서 보면 대형 호프잔 모양으로 가게의 캐릭터를 그대로 보여 준다. 입구에는 양옆으로 잘 알려진 대동강 맥주병의 모형이 세워져 있다. 1층의 '맥주봉사홀'(비어홀)의 천장은 거대한 맥주통(케그)을 형상화했다.

2층의 '맥주봉사실'은 룸 형식으로 돼 있어 개별 모임이 가능하다. 2층의 인테리어는 1층에 비해 '모던' 하게 돼 있는데, 테이블에는 양꼬치집에 설치된 자동 회전 기계가 설치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2층에는 테라스석도 구비돼 있는데, 이곳의 접대원은 "손님들이 불빛 화려한 새 거리의 아름다운 풍경을 부감하며 맥주를 마시니 맥주맛이 더욱 감미롭다고 얘기한다"라고 자랑했다.

안주도 치킨과 '감튀'(감자튀김) 소금빵 등 한국에서도 즐겨 먹고 보편적인 메뉴들이 잘 팔린다는 점도 이색적이다. 과거에는 북한의 대표적인 맥주 안주로 '짝태'(소금에 절여 말린 명태)가 언급되곤 했는데, 북한도 이제 전반적인 입맛이 현대화됐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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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재미동포전국연합회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평양 림흥거리의 '화성대동강 맥주집'을 소개했다. (유튜브 채널 ' KANCC TV'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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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의 자랑' 대동강 맥주는 대표적인 수출 상품으로도 자리 잡는 등 북한의 '효자 상품'이다. 북한은 2000년대 초반에 폐업한 영국 양조업체의 설비를 그대로 뜯어와 맥주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당시 북한이 '변기 뚜껑까지 뜯어갔다'는 말도 있었는데, 모든 설비를 옮기는데 컨테이너 30개가 필요했다고 한다.

대동강 맥주는 이른바 '한국 맥주 맛없다' 논란의 주인공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2년 영국 이코노미스트지의 서 특파원이 자신의 칼럼에서 다채롭지 못한 한국 맥주 맛을 지적하며 "한국 맥주가 대동강 맥주보다 맛이 없다"라고 평가해 큰 논쟁거리가 됐다. 이는 역으로 북한에게는 큰 '자부심'이 됐을 법하다.

대동강 맥주의 특징은 원료에 쌀을 적지 않게 사용한다는 것이다. 쌀 100% 맥주에 커피향과 초콜릿향을 첨가한 흑맥주도 있다. 우리로 치면 '수제 맥주'에 해당하는 제품들인데, 북한의 수제 맥주 시장은 국영기업인 대동강 맥주가 장악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도 대동강 맥주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는다. 그는 지난 4월 대동강 맥주집의 완공 직전 이곳을 찾아 '인민을 위한 봉사'의 지침을 주기도 했다. 북한의 신도시에 화려하게 자리 잡은 대동강 맥주집은 향후 북한 관광이 재개되며 주요 관광 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도 지난 6월 "하루 일을 끝낸 많은 사람들이 봉사를 받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퇴근길에 들른 손님들로 붐비는 대동강 맥주집의 밤 풍경 사진을 보도하는 등 선전에 열을 올렸다.

youm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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