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與 당원게시판 내홍, 김건희 특검법 단일대오 흔드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마포구 마포 채그로에서 열린 '청년의 목소리로 그리는 대한민국의 내일' 청년 토크콘서트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11.29./사진=뉴시스 /사진=추상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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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원게시판 논란이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가운데 이 내홍이 다음달 10일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에서 균열을 불러올지 관심이 쏠린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당원게시판 관련 공개적인 의견 표명을 자제하라고 당부했지만, 계파간 갈등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추 원내대표는 29일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친한(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기류가 바뀌고 있다는 질문에 "제가 (친한계 발언) 취지를 정확히 몰라서 언급하지 않겠다"면서도 "의원들 만나서 얘기를 나누고 있고 전혀 이탈을 우려하시는 분은 없다"고 했다. 일부 친한계 당직자들의 한 대표 옹호 발언으로 당의 사당화가 우려된다는 지적엔 "당직자들도 언행에 신중하라. 도를 넘으면 적절한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8일 '한 대표를 끌어내리려는 용산 세력이 있고, 대응을 위해 김건희 특검을 고려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왔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제가 그런 말을 했다고요"라며 "제가 한 말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평소 한 대표가 사실과 다른 언론보도에 확실히 선을 그어왔단 점에서 보도내용을 완전히 부인한 게 아니란 해석이 나왔다. 실제로 친한계인 김종혁 최고위원은 같은 날 오후 YTN라디오에서 당원 게시판 논란이 특검법 재표결에 영향을 미칠 지 질문을 받고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지난번에 4표 정도 이탈표가 나왔는데 그때 한 대표는 '당론이니까 막아야 된다'라며 의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었다"고 했다. 친한계의 이탈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마치고 당내 현안 관련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진=조성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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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장예찬 전 최고위원은 29일 SNS(소셜미디어)에 "특검 통과는 정권을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갖다 바치는 일"이라며 "만에 하나라도 특검법이 통과되면 한 대표의 정치생명부터 끝나게 된다"고 했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그런 거 아니다'라고 하시든지, '내가 한 말은 아니다'는 무슨 뜻인가? 굉장히 다양한 해석을 낳을 수 있는 모호한 발언"이라며 "당원 게시판 논쟁과 앞으로 있을 김건희 여사 특검을 연결한다라는 고민을 한다면 그건 여당 대표가 아니라 야당 대표"라고 직격했다.
한 대표가 당원게시판 논란을 돌파하기 위한 수단으로 특검법을 꺼내드는 것은 맞지 않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오후 MBC라디오에서 "당내 갈등을 특검으로 치환하는 것은 옳지 않다. 정치를 게임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웅 전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한 대표가 김건희 특검법 찬성을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의 언론보도에 대해 "전형적인 간보기다. (실제 특검법 찬성을 할) 큰 마음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당원게시판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그걸 돌파하는 수단으로 하거나, 여론 지형이 바뀌었다고 (특검법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한다면 과연 정치적인 지도자나 리더로서 자질이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했다.
일각에선 당원게시판에 대한 경찰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위기감을 느낀 한동훈 대표가 김건희 특검법과 관련한 경고성 메시지를 보내면서 용산과 일종의 '협상'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우주항공산업발전포럼 주최, AI Pilot 무인전투기 개발 어디까지 왔나! 국회정책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정하 당대표 비서실장, 한 대표, 진종오 최고위원. 2024.11.29. /사진=뉴시스 /사진=조성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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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선 친한계가 당장 내달 10일 예정된 재표결에서 김건희 특검법 단일대오를 무너뜨릴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다만 친한계와 친윤계의 갈등이 임계점을 넘어서면서 남은 10일간 갈등이 어떻게 치닫느냐에 따라 특검법 표결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한 대표는 일종의 경고성 메시지를 흘린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한두 명이 경고의 의미로 이탈하려 했다가 확 넘어갈 수도 있기 때문에 굉장히 위험한 국면"이라고 했다.
당원게시판과 관련한 친윤계의 한 대표 공세가 거세지는 국면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반면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세를 그리는 것은 주목된다.
이날 한국갤럽이 발표한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 지지율(지난 26∼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이 19%로 전주에 비해 1%P(포인트) 하락한 반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4%P 상승한 32%로 더불어민주당(33%)을 오차범위 내에서 추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
친윤계의 한 대표에 대한 공격이 일반 국민들의 공감을 크게 사지 못하고 있단 방증이란 해석이다. 엄 소장은 "민심은 당원게시판 논란의 책임소재를 한 대표가 아니고 윤 대통령에 있다고 보는 것"이라며 "한 대표는 당장 특검법 찬성으로 기울기보다 향후 보수 강성지지층조차 특검법 수용이 필요하다고 요구하는 변곡점이 올 때까지 때를 기다릴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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