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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전직 女배우는 인정했는데…이선균 협박 3억 뜯은 女실장 “나도 피해자”,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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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고 배우 이선균씨를 협박해 5000만원을 뜯어낸 전직 영화배우. [사진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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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인천지법 411호 법정. 연녹색 수의를 입은 두 여성이 변호인들 사이에서 나란히 피고인석에 앉았다.

3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배우 이선균씨를 각자 협박해 3억원과 5000만원씩을 뜯은 혐의(공갈)로 기소된 유흥업소 실장 A(30·여)씨와 전직 영화배우 B(29·여)씨였다.

A씨는 지난해 9월 평소 친하게 지낸 이씨에게 연락해 “휴대전화가 해킹돼 협박받고 있는데 입막음용으로 돈이 필요하다”며 3억원을 뜯은 혐의로 기소됐다.

B씨도 A씨와 별도로 이씨를 협박해 5000만원을 뜯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에게 모두 3억5000만원을 뜯긴 이씨는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지난해 12월 갑작스럽게 숨졌다.

검찰이 징역 7년을 구형하자 A씨의 변호인은 프레젠테이션(PPT) 자료까지 제시하며 최후변론에 나섰다.

변호인은 “공동 피고인인 B씨가 A씨를 가스라이팅(심리 지배)해 돈을 받아내게 했다”며 “과거에 많은 범죄를 저지른 B씨가 A씨를 조정하고 협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B씨는 교도소에서 알게 된 A씨와 2022년 9월부터 같은 아파트에 살며 친하게 지낸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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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배우 이선균씨를 협박해 5000만원을 뜯어낸 전직 영화배우.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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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같은 날 진행된 피고인 신문에서 “마음이 맞았고 가족같이 지내면서 매일매일 만난 동생”이라며 “일거수일투족을 공유하던 사이였다”고 B씨를 설명했다.

B씨는 A씨의 사생활을 알게 되자 뒤에서는 ‘해킹범’ 행세를 했다. B씨는 “이씨와의 관계를 폭로하겠다”며 A씨에게 1억원을 요구했고, 앞에서는 A씨에게 “언니”라고 부르며 협박받는 상황에서 대처법을 알려줬다.

A씨는 협박범이 B씨라는 것을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구속돼 구치소에 있으면서 뒤늦게 알았다고 했다.

A씨와 똑같이 징역 7년을 구형받은 B씨는 그동안 재판에서 혐의를 사실상 모두 인정했다.

그의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피고인은 수사 중반 이후부터는 대부분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실대로 진술했다”며 “수감생활을 하면서 반성하고 있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A씨는 B씨의 협박을 받는 상황에서 이씨를 상대로 공갈을 친 게 아니라 자신에게 3억원을 전달한 이씨의 지인을 속여 돈을 더 받았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후변론에서 “오빠(이씨)를 지키기 위해 돈을 협박범에게 빨리 주고 끝내고 싶었다”며 “ 제가 너무 좋아하는 사람이었기에 오빠를 협박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애초 협박범이 1억원을 요구했지만, B씨가 ‘1억원이 아니라 3억원을 이씨에게 달라고 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조언해 실제로 그렇게 했다”며 “오빠에게 (돈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보낼 때도 B씨의 조언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30일 “A씨는 자신도 피해자라고 주장하면서 B씨한테서 받은 협박을 강조해 모든 혐의를 떠넘기는 전략을 쓰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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