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이란 정부군 지원 소홀해지자 반군 다시 총공세
'아랍의 봄' 이래 14년째 내전… 이틀 새 수백 명 사망
29일 시리아 반군 전투원들이 시리아 북부 이드리브 외곽 탈리야에서 트럭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시리아 반군이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시리아 최대 도시 알레포에 진입해 정부군과 전투를 벌여 주민들이 대피하는 등 정세 불안이 커지고 있다. 탈리야=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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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군의 우세로 소강상태였던 시리아 내전이 반군의 총공세로 다시 가열되는 양상이다.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이 '60일 휴전'에 합의하면서 일시적으로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던 중동 위기감이 다시 고조되는 분위기다.
30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은 시리아 반군이 이날까지 기습 공격을 통해 8년 만에 다시 알레포 일부 지역을 손에 넣었다고 전했다. 북서부 제2의 도시인 알레포는 시리아 반군에게 상징과도 같은 도시로 꼽힌다. 2011년 '아랍의 봄' 여파로 내전이 시작된 직후, 반군은 수적 우위를 앞세워 알레포를 장악했다. 이후 2016년 러시아군과 정부군의 합동 공격에 도시를 내주고 물러났는데, 약 8년 만에 탈환한 셈이다.
반군의 반격이 거세진 배경은 정부를 돕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얽매여 지원 여력이 줄어든 탓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마찬가지로 정부군을 지원하던 이란 역시 '저항의 축' 세력 전체가 이스라엘과 분쟁을 치르면서 시리아에 신경 쓸 여력이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충돌이 격해지면서 인명피해는 겉잡을 수 없이 불어나고 있다. 영국의 내전 감시 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지난 27일부터 벌어진 무력 충돌로 민간인 24명을 포함해 255명이 숨졌다고 집계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수년 만에 다시 시리아의 장기 내전에 불이 붙었다"고 평가했다.
시리아 내전은 2011년 3월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독재에 반대하는 반정부 시위를 잔혹하게 진압하면서 발발했다. 당시 튀니지를 시작으로 중동 일대에서 번진 '아랍의 봄' 민중봉기와 함께 시리아에서도 반정부 시위가 거세게 번졌는데, 정부군이 유혈진압에 나서면서 내전이 돼버렸다. 이후 이란과 러시아가 개입하면서 아사드 정권은 영토의 상당 부분을 되찾은 상태였다.
위용성 기자 u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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