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사, 카드수익 비중 77%…2년 전 比 3.19%p↓
가맹점수수료율 인하에 할부금융·리스 수익 강화
[한국금융신문 김하랑 기자] 카드업계가 본업인 신용판매에서 수익성이 악화하자 돌파구로 비카드 사업을 늘리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전업카드사 8곳(신한·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비씨카드)의 총 수익은 14조46억원으로 2년 전인 지난 2022년 상반기 (11조6388억원)보다 20.32% 늘었다.
이 중 카드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77.53%로 2년 전(80.72%)보다 3.19%p 축소됐다. 최근 3년간 카드사 수익 구조 비중 추이를 보면 카드 수익은 ▲지난 2022년 상반기 80.72% ▲2023년 상반기 77.41% ▲올해 상반기 77.53%로 감소세를 보였다.
여전히 카드사 수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카드사 본업인 신용판매가 위축되면서 비카드 수익을 늘리는 모습이다.
반면 이자·리스·할부금융 수익은 확대됐다. 이자 수익은 2.47%에서 1.1%p 늘어난 3.57%를 기록했다. 리스 수익은 2.47%에서 0.35%p 커진 2.96%로 나타났다. 할부금융 수익은 1.37%에서 0.19%p 확대된 1.56%로 집계됐다. 기타 수익은 12.82%에서 1.55%p 커진 14.37%로 기록됐다.
신한카드의 총 수익 중 카드 수익 비중은 62%에서 56.37%로 6% 가까이 감소했다. 반면 할부금융 수익 비중은 2.99%에서 3.01%로, 리스 수익 비중은 8.28%에서 10.51%로 증가했다.
신한카드는 지난 2020년 5000억원 규모의 현대캐피탈 장기렌터카 자산을 사들인 바 있다. 아울러 신한금융지주 차원의 여신금융 포트폴리오 조정 하에 신한캐피탈의 오토·리테일금융 1조원 자산을 양도받았다.
이로 인해 신한카드의 할부금융 수익은 지난 2022년 상반기 708조원에서 올해 상반기 867억원으로 22.45% 증가했다. 리스 수익 역시 1962억원에서 2062억원으로 5.09% 확대됐다.
국민카드의 카드 수익 비중은 85.13%에서 83.09%로 2.04%p 줄었다. 같은 기간 할부금융 수익 비중은 2.84%에서 2.79%로 0.05%p 감소하는 데 그쳤다. 리스 수익 비중도 0.46%에서 0.21%로 0.25%p 감소에 불과했다.
특히 자동차할부금융 수익 비중이 두드러진다. 관련 수익은 지난 2022년 상반기 481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575억원으로 20% 가까이 증가했다.
우리카드는 할부금융 수익이 줄어든 반면, 리스 수익은 되려 늘었다. 할부금융 수익은 210억원으로 2년 전 동기(280억원)보다 25% 감소했다. 할부금융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자동차할부금융 자산이 1조7612억원에서 8971억원으로 급감하면서다. 리스 수익은 316억원으로 2년 전 같은 상반기(198억원)보다 60% 가까이 증가했다.
삼성카드는 이자 수익 성장이 두드러졌다. 고객 예치금 이자 등을 포함하는 이자 수익은 72억원에서 2년새 164억원으로 급증했다. 할부금융 수익은 58억원에서 69억원으로 증가, 리스 수익은 806억원에서 742억원으로 감소했다.
하나카드의 경우 지난 2022년 상반기만 해도 총 수익 중 카드 수익 비중 85%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 카드 수익 비중은 80%대에서 떨어진 78.69%를 기록했다. 리스를 취급하지 않는 하나카드는 자동차할부금융 수익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 할부금융 수익은 46억원에서 307억원으로 급증했다.
롯데카드의 카드 수익 비중 감소폭은 0.88%로 나타났다. 지난 2022년 상반기 79.66%에서 올해 상반기 78.78%로 소폭 감소했다. 롯데카드는 할부금융 자산과 리스 자산을 고루 키우고 있다. 총 자산 중 할부금융자산 비중은 올 상반기 3%대로 지난 2022년 상반기(1%대)에서 2%p 가량 증가했다. 0.24%에 머물렀던 리스 자산 비중은 0.3%로 커졌다.
비씨카드의 경우 유일하게 총 수익 중 카드 수익 비중이 92.90%에서 올해 상반기 93.30%로 늘었다. 리스 수익은 1억원대로 유지됐으며, 할부금융은 취급하고 있지 않았다.
이처럼 카드사 수익구조가 변화하는 것은 카드사 본업인 신용판매 수익이 위축되면서 업계가 새로운 수입원을 늘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카드사들은 고객이 가맹점에서 결제 시 점주에게 결제 금액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받고 있다. 이같은 신용판매를 본업으로 삼고 있다.
문제는 관련 수수료율이 매번 인하된다는 점이다. 당국은 지난 2012년 카드수수료율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를 도입하고 연 매출이 적은 가맹점의 수수료를 조정하고 있다.
제도 도입 후 총 네 차례 수수료 조정으로 연 매출 3억원 이하 영세 가맹점의 수수료는 2.3%에서 0.5%로, 연 매출 3억원 이상 30억원 미만 소규모 가맹점의 수수료는 3.6%에서 1.1~1.5%로 각각 낮아졌다. 같은 기간 수수료율이 높아진 적은 없다.
더욱이 이렇게 카드사 원가에 못 미치는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는 가맹점은 전체 중 97%에 달한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 하반기 영세·중소신용카드 가맹점 선정 결과'를 보면 우대가맹점으로 ▲신용카드 가맹점 18만3000곳 ▲전자지급결제대행업체(PG) 하위 가맹점 16만6000곳 ▲개인택시사업자 5173개가 추가됐다.
여기에 일반(법인)택시 사업자도 영세·중소가맹점 선정 대상에 포함돼 수수료율 할인 혜택(신용카드 0.5~1.5%·체크카드 0.25~1.25%)을 받게 됐다.
이같은 영세가맹점 확대로 카드업계 안팎에선 '긁을수록 적자'라는 말이 우스갯소리로 떠돈다.
때문에 카드사 존속을 위해 새 먹거리를 발굴하면서도 수수료율 적격비용 제도를 손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 가맹점수수료율은 관련 제도 도입 후 매번 인하돼 카드사 본업이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카드사가 새 먹거리로 수익성을 끌어올릴 필요성이 커졌으며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카드수수료율 적격비용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하랑 한국금융신문 기자 rang@fntimes.com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