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전투에 대비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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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 전쟁 영향으로 지난해 세계 주요 100곳 방위산업체 무기 판매액이 전년 대비 4.2% 증가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특히, 한국과 일본 기업들 매출은 각각 100억달러(14조원)를 넘기며, 판매액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는 2일 ‘2023년 전세계 방산업체 매출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무기 판매 액수 상위 100곳 방산기업의 무기 및 군사 서비스 매출은 6320억달러(884조2천억원)에 달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상위 100곳 중 절반에 육박하는 41곳이 미국 기업이었다. 록히드마틴을 비롯해 상위 1위부터 5위까지 모두 미국 기업이 차지했다. 중국 기업은 총 9곳으로, 이 중 3개 기업이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이들 기업의 총매출은 1030억달러로,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높았다. 하지만 이들의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은 0.7%에 그쳤다.
연구소는 “중국은 경기 침체 속에 2019년 이래 무기 매출 증가율이 가장 낮았다”고 밝혔다.
한국과 일본 방산기업 중 10위 안에 드는 곳은 없었지만 매출액 증가는 두드러졌다. 무기 판매 상위 100위 기업 가운데 한국에선 한화그룹, 한국항공우주, 엘아이지(LIG)넥스원, 현대로템 4곳이 이름을 올렸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무기 판매액이 57억1천만달러를 기록해 24위에 올랐는데, 이는 전년보다 순위를 18단계나 끌어올린 것이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의 군비 및 무기 생산 분야 연구원 샤오 량은 “한국 기업들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유럽 내 수요를 포함해 세계 무기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의 지난해 무기 판매액을 합치면 110억달러(15조3900억원)로 2022년과 견줘 39% 늘었다.
일본은 미쓰비시중공업(39위·매출 38억9천만달러), 가와사키중공업(65위·20억6천만달러) 등 5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의 매출 총액은 100억달러(14조원)로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일본 기업들은 수출보다는 자위대 전력 강화 수요를 중심으로 매출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2022년 말 북한·중국 등 주변국의 미사일 기지를 직접 타격하는 ‘적기지 공격 능력’(반격 능력)을 보유하기로 결정하고, 국내총생산(GDP)의 1% 수준이던 방위비를 5년 뒤 2%까지 증액할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샤오 량 연구원은 “한·일 방산 기업들의 무기 판매가 급증한 것은 역내 안보에 대한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군비 증강이 진행되고 있다는 큰 그림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2022년 2월부터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있는 러시아 방산기업 무기 판매도 크게 늘었다. 상위 100위에 2곳이 포함됐는데, 이들 기업의 지난해 매출은 255억달러로 40% 정도 증가했다. 다만,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는 러시아의 경우 “자료가 부족하고 정보의 정확성도 의심스럽다”며 조사에 한계가 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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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0대 방산기업들의 무기 수출은 2022년 일시적으로 하락했다가 지난해 다시 반등하는 모습이다. 연구소는 “상위 100대 기업 가운데 거의 4분의 3에 이르는 기업에서 전년 대비 매출이 증가했고 올해도 이런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며 “특히 방산기업들이 여전히 무기 수요를 다 채우지 못하고 있어 신규 채용에 나서는 등 향후 매출을 낙관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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