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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엄마, 나 잘 지내요”…하늘에서 온 아들의 문자, 사연 보니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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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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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번호를 바꾼 뒤 매일 낯선 사람에게서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는다는 한 청년의 사연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메시지를 보낸 이는 해당 전화번호의 주인이었던 한 남성의 어머니였는데, 먼저 세상을 떠난 아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에 청년이 보낸 따뜻한 답신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2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최근 스레드에 올라온 청년 A 씨의 사연과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이 공개됐다.

A 씨는 “전화번호를 바꾼 이후 매일 오전 9시 전에 카톡이 매번 울렸는데 아무 말 하지 않고 기다렸다. 아들을 먼저 보내신 어머님의 카톡이었다 며 “계속 지켜만 보기에도 불편한 상황이고 마음 한편으로 힘드셨을 거라 생각해서 조심스레 답변을 보냈다”고 말했다.

A 씨가 공개한 카톡메시지에는 ‘아들, 네가 보고 싶은 날이구나’ ‘날이 추워졌단다. 다시 네가 내 품으로 돌아왔으면 한다’ ‘다시 태어나도 내 아들이 되어주렴’이라는 등이 있다.

A 씨는 그간 답을 안 보냈지만, 올 11월 24일에 받은 메시지에는 “네 어머니 잘 지내고 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며 “살도 찌고 운동도 잘하고 있으니, 끼니 거르지 말고 마음 아파하지 마시라. 최고의 엄마였다’며 답변을 보냈다.

이에 어머니 B 씨는 “너무 놀라서 넋이 나가서 계속 보고만 있었다. 이상한 사람으로 보지 않고 따뜻하게 말씀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매번 이렇게 카톡 보내도 될까요. 그냥 아들이 그리워서, 미안한 부탁이지만 힘이 날 것 같다”라고 했다. 이에 A 씨도 “편하게 하시라”고 했다.

이후 A 씨는 B 씨 부부를 만나기도 했다고 전했다. A 씨는 “어머님과 아버님이 같이 오셔서 만나자마자 안아주셨다”며 “아드님이 생전 사용했던 전화번호가 지금 제가 사용하고 있는 전화번호와 같아 매번 제게 메시지를 보내셨던 것 같다”고 말했다.

A 씨에 따르면 B 씨의 아들은 두 달 전에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B 씨의 아들 납골당도 다녀왔다는 A 씨는 “두 분이 아들과 제가 체구는 다르지만, 웃는 게 비슷하다며 많이 웃고 우셨다”며 “먼 길 와줘서 고맙다고, 시간 내줘서 고맙다고 5분간 서로 부퉁켜안고 운 것 같다. 사소한 인연으로 어머님 아버님이 생겼다”고 했다.

B 씨는 “A 씨가 많이 격려해 주고 도움을 줬다”며 “이렇게 많은 분이 저를 응원해 주고 걱정해 주셔서 놀랐다. 덕분에 제일 따뜻한 겨울을 보내게 됐다. 이제는 힘들지 않다. 난 엄마니까”라고 전했다.

A 씨의 사연은 이후에도 크게 화제가 돼 취재 요청이 이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A 씨는 이를 사양하는 게시글을 올려 “이런 관심은 처음이라 저도 낯설다. 그냥 기다려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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