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국가(IS) 휘하→알카에다 동맹→결별 뒤 HTS 결성
실용주의 노선으로 다른 세력 통합하고 튀르키예와 협력
난민 귀환 협상서 시리아 압박하려 튀르키예가 부추겨
[알레포=AP/뉴시스] 2일(현지시각) 시리아 알레포 국제공항 입국장 앞에 한 시리아 반군 전투원이 의자에 앉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4.12.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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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시리아 최대 도시 알레포를 대부분 점령한 반군 세력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은 알카에다의 분파조직으로 이슬람 교리에 따른 국가를 건설하려는 세력이라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HTS을 중심으로 한 반군 세력은 지난 주 시리아 북서부 지역 점령지를 크게 확대하고 계속 진군하고 있다. 13년 지속됐으나 최근 몇 년 동안 교착상태였던 시리아 내전의 분위기가 크게 변한 것이다.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독재정치에 맞서온 반군 세력은 서로 반목하는 여러 분파들로 구성돼 있었다. 그러나 몇 년 전 알카에다 분파 세력으로부터 분리된 HTS에 의해 통합되면서 정부군에 강력하게 맞서왔다.
한때 여러 분파들 중 가장 강력한 극단주의 세력이던 HTS가 급진적 주장을 완화하고 민간 정부 수립을 강조하면서 최근 빠르게 세력권을 확장하고 있다.
HTS의 형성 과정
HTS는 레반트 해방기구라는 의미다. 레반트(Levant)는 서아시아의 지중해 연안 지역을 가리킨다.
HTS는 알아사드 정부군이 2011년 시위대를 잔인하게 진압하면서 시작된 내전 초기에 만들어졌다.
내전이 깊어지면서 이슬람국가(IS) 지도자 휘하 세력들이 이라크에서 시리아 동부로 넘어와 알 누스라 전선(Al Nusra Front)을 구성하고 정부군에 맞섰다.
알 누스라 전선은 수백 명의 전투원을 보유하고 자살폭탄으로 정부군을 공격하면서 반군 세력 가운데 가장 크고 영향력이 있는 극단주의 세력이 됐다.
시리아에 이슬람 왕국을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운 이라크 세력의 이념을 추종하던 알 누스라 전선은 이라크 세력이 자신을 합병하려 들자 반발하면서 알카에다와 동맹을 맺었다.
전 세계를 지하드 성전을 치르는 것을 내세운 알카에다와 달리 알 누스라 전선은 시리아에서 알아사드 대통령 정권을 무너트리는데 집중했다. 그러나 여전히 강경 이슬람 교리를 추구했다.
알 누스라는 아부 모함마드 알졸라니 지도자 시절 시리아 북부에 확고한 거점을 확보하고 준 정부처럼 행세하면서 주민들로부터 세금을 걷고 행정 서비스를 제공했다.
알카에다와 결별
2016년 중반 누스라 전선이 이름을 HTS로 바꾸면서 알카에다와 결별을 선언했다. 국제 사회의 인정을 받고 다른 시리아 반군들의 지지를 받기 위한 움직임이었다.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이들을 여전히 테러 단체로 간주하고 있고 전문가들도 여전히 급진적이라고 보지만 다른 급진 단체들에 비하면 훨씬 실용적으로 바뀌었다.
정부군 공격보다 장악한 지역을 확고하게 통치하는 것에 집중했다. 2017년 이 그룹이 장악한 이들립에 튀르키예군이 휴전 유지를 명분으로 진입하는 것을 묵인했다. 튀르키예군이 없으면 정부군이 이들립을 점령할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 전문가들 분석이다.
새 조직은 다른 이슬람 분파에 이들립을 내줬다. 새 조직은 자주 IS 휘하의 주민을 잡아 처형해왔다.
2017년 초 다른 세력들과 연계하면서 HTS를 결성했다. 극단 세력과 온건 세력이 모두 포함된 조직이지만 알카에다에 대한 반대를 공식 선언했다.
점령지 통치 방식
HTS는 이슬람 왕국 건설을 포기하고 아사드 정권을 이슬람 교리에 따른 국가로 바꾸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HTS가 여전히 매우 보수적이며 권위주의적이고 강압적이지만 IS보다는 덜 교조적이고 덜 잔인하다고 본다.
아부 모함마드 알졸라니 HTS 지도자는 이들립의 주민들에게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고 농업과 산업을 개발하면서 정통성 확보를 위해 노력해왔다. 마을 지도자들을 설득해 HTS의 통치를 받아들이도록 하고 주민증을 발급하는 등 국가처럼 행세해왔다.
그러나 주민들의 HTS에 대한 지지는 여전히 약한 상태다. 자의적 체포, 세금, 반대자에 대한 가혹한 처벌과 함께 여전히 살기가 어려운 상황인 때문이다.
HTS는 서방 지원 단체들이 이들립 주민들에 구호품을 전달하고 서방 언론인들과 연구자들이 이들립을 방문하도록 허용해왔다.
그러나 이들과 정식 관계를 수립한 서방 국가는 튀르키예가 유일하다. 이들립과 국경이 닿아 있고 시리아 북부 넓은 지역을 통제하는 튀르키예로선 HTS가 이들립을 관리하는 것이 필요한 입장이다.
이들립 주둔 튀르키예군이 시리아 정부군으로부터 HTS를 지켜주고 있다. 또 인도 지원, 휘발유, 무기, 군복까지 지원하고 있으며 비공개로 정보 교환 및 군사 자문도 하고 있다.
HTS의 대 정부군 공세
2020년 러시아와 튀르키예의 중재로 시리아 북서부 지역에서 전투가 중단된 이래 HTS는 군대를 정비했다.
훈련을 받고 무기를 늘리면서 강화된 HTS가 다른 분파들을 통솔하게 됐다.
시리아 정부를 지원해온 러시아, 이란, 이란 후원 민병대 세력들이 우크라이나 전쟁, 가자 전쟁, 레바논 전쟁으로 정신이 팔리고 취약해지면서 반군들이 정부군을 공격하는 기회가 만들어졌다.
전문가들은 튀르키예가 반군들의 정부군 공격을 부추겼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튀르키예로 피난한 난민들의 귀환 협상에서 시리아 정부를 압박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그러나 HTS 자체도 정부군을 공격할 이유가 있다. 2016년 알레포를 정부군이 점령할 당시 HTS는 큰 타격을 입었다. 시리아 경제 중심지 알레포를 되찾으면 반군으로선 크나큰 승리가 된다.
앞으로 예상되는 일들
HTS가 알레포를 계속 장악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알레포 주민들은 이들립 주민들보다 훨씬 덜 보수적이어서 HTS가 점령하는 것에 반발하는 분위기다.
HTS도 이들립을 지배하는 방식과 같은 방식으로 알레포를 지배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
현재의 HTS 지도부는 실용적이다. 그러나 실용적 입장과 교조적 입장 사이를 오락가락한 HTS의 과거사로 인해 HTS의 지배 지역 확장에 따른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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